양 측의 교전은 11일 이스라엘 측의 공습으로 헤즈볼라의 고위 사령관 탈렙 압둘라가 사망하면서 격렬해졌다. 헤즈볼라는 12일부터 이틀 연속 이스라엘 북부의 군 시설 등을 겨냥해 로켓을 수백 발 쏘고 공격용 드론을 보내는 등 보복을 가했다. 지난해 10월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 충돌이 시작된 이후 최대 규모의 공격이었다.
친(親)이란 세력인 헤즈볼라는 지난해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하자 하마스와 팔레스타인을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국경을 접한 이스라엘 북부 지역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런데도 지금껏 전면전으로 비화하지 않은 데엔 '이스라엘은 레바논 민간인을 공격하지 않고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영토를 향해 발사하지 않는다'는 암묵적 '교전 규칙'(1993년 구두 합의)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양측 갈등이 격해지며 언제든 전면전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헤즈볼라와의 전면전, 엄청난 피해 부를 것
하마스를 세게 때리면 북부의 헤즈볼라도 주춤하는 식이었지만, 가자지구에서 전쟁이 계속되며 헤즈볼라 역시 도발을 멈추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스라엘 입장에선 '억지력 확립'을 위해 헤즈볼라 또한 강대강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란 분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많은 이스라엘 당국자들이 헤즈볼라와의 전면전이 시간 문제라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병력과 화력 면에서 헤즈볼라는 하마스보다 훨씬 강력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때문에 전면전 땐 이스라엘군이 입을 피해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NYT는 "헤즈볼라는 하마스는 물론 예멘의 후티 반군, 이라크와 시리아의 시아파 민병대 등 소위 이란이 지원하는 '저항의 축'의 핵심"이라며 "전쟁의 피해는 (가자지구 전쟁과는) 비교할 수 없이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결국 하마스와의 휴전만이 헤즈볼라도 잠재울 수 있는 방법이지만, 이스라엘 극우 세력은 정부에 레바논 침공을 부추기고 있다"고 우려했다.
美, 이-헤즈볼라 전면전 막으려 안간힘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헤즈볼라와 전면전이 일어난다면, 이란은 물론 시리아, 이라크까지 개입해 미국은 이 분쟁에 더 깊이 끌려들어 가게 될 것"이라며 "바이든 정부는 레바논에서의 분쟁을 확대하지 말라고 이스라엘에 경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정부는 오는 17일 아모스 호치스타인 미 백악관 중동문제 보좌관을 이스라엘에 특사로 보낼 예정이다. 악시오스는 "호치스타인 보좌관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을 만나 헤즈볼라와의 긴장 완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며 "레바논을 방문해 당국자들과 만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