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종부세 수술 신중론, 최상목 “공감하나 내용은 검토해야”

대통령실이 상속세 대폭 완화와 종합부동산세 사실상 폐지 방안을 내놓은 상황에서 기획재정부는 신중론을 보였다. 상속세ㆍ종부세 대수술을 놓고 실무부처인 기재부가 대통령실과 온도 차를 보인다는 풀이가 나온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장 추진엔 선 그은 기재부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7일 기자간담회에서 “상속세를 낮추고 종부세를 사실상 폐지해야 한다는 기본 방향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 철학으로 당연히 공감한다”면서도 “정부가 구체적인 방안을 당장 세법 개정안에 담는다거나 그런 걸 얘기하는 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50%인 상속세 최고세율을 30% 내외로 인하하고, 종부세를 사실상 폐지해야 한다”는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의 발언과 관련해 답하면서다.

당초 정부의 감세 정책이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최 부총리는 “검토 가능한 대안이지, 구체적으로 결정했다는 게 아니다”고 밝혔다. 성 실장의 발언이 기재부와 조율을 거쳐 내린 결론이 아니라, 여러 개편 방안 중 하나라는 취지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대통령실과 기재부가 엇박자를 내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전날 나온 이야기를 포함해 모든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다. 입장이 다른 건 아니다”고 해명했다. 기재부는 상속세 최고세율 인하 등에 대해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시급성을 검토하기로 했다. 야당이 다수를 차지한 국회 지형에서 실현 가능성도 따져봐야 할 문제다. 기재부는 공청회를 통해 여론을 수렴하는 등 속도 조절에 나설 예정이다. 이를 반영해 다음 달로 예정된 내년도 세법개정안 발표까지 결론을 내겠다는 계획이다.


유류세 감면 폭 줄이기로 

한편 6월 말 종료가 예정됐던 유류세 감면은 8월 말까지 2달간 연장하되 감면 폭은 줄인다. 법인세 급감으로 세수 부족이 현실화하는 상황에서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찾자 유류세를 일정 수준 환원하기로 했다. 다만 한 번에 유류세 감면을 폐지할 경우 물가 영향이 클 수 있다고 보고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유류세를 25% 인하하던 휘발유는 20%로, 37% 감면을 적용하던 경유 및 LPG는 30%로 다음 달 1일부터 감면 폭을 줄인다. L당 유류세 감면액은 휘발유(205→164원) 41원, 경유(212→174원) 38원씩 감소한다. 예컨대 L당 1600원이었던 휘발유는 다음 달부터 출고가가 오르면서 L당 1641원으로 가격 인상 효과가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