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둔화와 취업난 속에서 중국 젊은이들이 복권에 열을 올리면서 각지에서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과과러 품절 사태는 지난 4월 베이징과 장쑤(江蘇)성, 저장(浙江)성에 불기 시작하더니 이달 들어선 광저우까지 번졌다.
복권을 구하지 못해 우울감을 나타내는 사람도 등장했을 정도다. 2~3주에 한 번씩 과과러를 사며 소소한 행복을 맛봤던 교사 먼위셴(22)은 SCMP에 "그간 운이 좋아서 구했지만, 이젠 구하기 어려워져 복권 사러 갈 기분이 나질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선 복권을 끼운 꽃다발이 인기 선물이 된 지 오래다. 소셜미디어(SNS)엔 "개인의 안전과 재정적 안정을 위해 SNS에 실명으로 당첨 사실을 자랑 말라", "상금 수령 후에 기념 촬영을 하고 인터넷에 사진이 올라가는 경우가 있으니 반드시 마스크나 가면을 착용하라"는 조언도 돌고 있다.
축구복권으로 갈아타기도
복권 열풍에 관련 산업도 크게 성장했다. 중국 중앙텔레비전(CC-TV)에 따르면 올해 1∼4월에만 2105곳의 복권 관련 업체가 신규 등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158.92% 늘어난 규모다. 이뿐 아니라 복권 인쇄·유통·소매 등 공급망 전체를 통틀어 1만4700개의 복권 관련 회사가 등록돼 있다.
그러나 이달 들어 과과러 재고 부족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복권 판매소가 속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급기야 일부 구매자들이 유럽 축구 경기결과 등에 따라 당첨이 결정되는 축구복권을 대신 구매하는 풍선 효과까지 일어나는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