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웨스트서식에서 지난 11일 열린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의 중앙 조형물 모습. MG의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조형물로 MG의 최신 차와 과거 차가 매달려 있다. 이를 디자인한 제리 유다(Gerry Judah)는 MG의 과거와 미래를 보여주기 위한 의도라고 설명했다. 윤성민 기자
“생각보다 괜찮은데요?” BYD 부스를 찾은 한 중년 영국 남성은 실(Seal) 모델을 보고 말했다. 그는 운전석에도 타보고, 트렁크도 열어보며 자동차의 구석구석을 살폈다. BYD 관계자에겐 충전 방식과 주행 거리 등을 자세히 물어봤다. 그는 이미 테슬라 전기차를 갖고 있다면서, 전기차에 관심이 많아 추가로 구입하거나 차량을 바꾸는 걸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한쪽 구석에선 BYD가 유로2024 대회 스폰서라는 점을 내세우며 축구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아이들을 끌어모으고 있었다.

굿우드 페스티벌 내 BYD 전시 부스. 유로2024 스폰서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축구 체험 공간을 만들어놨다. 윤성민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의전 차 브랜드로 유명한 ‘홍치’ 전시 부스도 근처에 있었다. 많은 관람객을 끌어모으지는 못하는 것으로 보였지만, 일부 영국인들은 홍치의 중국적인 디자인에 관심을 보였다.

굿우드 페스티벌에 전시된 BYD의 럭셔리 브랜드 양왕의 전기 하이퍼카 U9 모델을 관람객이 자세히 보고 있다. U9의 최대 주행거리는 중국 시험 기준 450km며, 0-100km/h(제로백)엔 2.36초가 걸린다. 최고 속도는 시속 309.19km다.윤성민 기자
뜯어보면 중국 차는 더 많았다. 이번 페스티벌 주요 행사 중 하나는 MG 출범 100주년 기념이었다. MG를 상징하는 조형물도 페스티벌 부지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세웠다. MG는 영국 대표 자동차 기업이었다. 과거형이다. 2005년 MG는 중국 상하이자동차(SAIC)에 인수됐다. 현지에서 만난 영국인도 MG를 영국 차로 알고 있었지만, 이젠 사실상 중국 차다. 지난해 영국에서 두번째로 많이 팔린 전기차는 MG의 MG4였다. 세 번째로 많이 팔리는 전기차 폴스타2 역시 중국에서 생산된다.

굿우드 페스티벌에 전시된 BYD의 전기차 플랫폼 '이-플랫폼 3.0'. 윤성민 기자
중국, 영국 자동차 시장에 공 들이는 이유는
관세의 영향도 배경에 있다. 유럽연합(EU)는 지난달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반(反)보조금 조사 예비 결론을 바탕으로 기존 관세 10%에 더해 17.4%∼38.1%포인트의 잠정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추가 관세가 부과되면 중국 전기차의 EU 수출이 42% 줄어들 것이라는 독일·오스트리아 연구기관 시뮬레이션 결과도 나왔다. 반면 유럽에서 자동차 시장 규모 2위인 영국은 EU를 탈퇴해 추가 관세 영향을 받지 않는다.

굿우드 페스티벌에 전시된 홍치의 EH-S9 모델을 관람객들이 살펴보고 있다. EH-S9는 전기차로 럭셔리 SUV를 표방한다. 윤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