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얼굴에 커피 찌꺼기 뿌렸다…中바리스타 '이유 있는 분노'

모든 것은 6월 17일에 시작됐다. 
커피 찌꺼기를 손님에게 던지는 중국의 매너커피 직원

커피 찌꺼기를 손님에게 던지는 중국의 매너커피 직원

모든 것은 6월 17일에 시작됐다. 중국 상하이에 있는 매너커피에서 직원과 손님이 몸싸움을 벌이는 영상 3편이 잇달아 인터넷에 올라왔다. 21일 저녁, 매너커피는 사과 성명을 발표하며 고객들에게 사과하고 점원을 달랬다고 밝혔다. 그러나 매너커피의 사과 성명글 아래 댓글에는 매너커피의 센 업무 강도가 이번 갈등의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은 댓글은 ‘매너커피가 매장에 인력을 좀 더 배치할 순 없느냐’라는 것이었다.  

커피 찌꺼기를 손님에게 던지는 중국의 매너커피 직원
고객의 뺨과 머리를 때리는 매너커피 직원
매너커피는 일일 매출액이 5000위안(약 94만 7000원)이 안 되면 매장에 직원을 한 명만 파견한다. 일일 매출이 6000위안(약 113만 6000원)이 넘어야 한 명 더 충원하는 것이 브랜드 규칙이다. 매너커피에서 커피 한 잔의 평균 단가는 15위안(약 2800원), 다시 말해 직원 한 명은 하루 최대 300잔의 커피를 만들어야 한다.

이 숫자가 그리 커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주목할 점은 매너커피가 반자동 커피 머신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루이싱(瑞倖), 쿠디(庫迪) 등 중국의 다른 저가 커피 브랜드는 보통 버튼으로 조작이 가능한 전자동 커피 머신을 사용한다. 반면 반자동 커피 머신은 사람이 관여해야 하는 부분이 많고 바리스타 손맛에 대한 요구 사항이 더 높다.

매너커피는 반자동 커피 머신을 사용해 바리스타 손맛에 대한 요구 사항이 더 높다.

매너커피는 반자동 커피 머신을 사용해 바리스타 손맛에 대한 요구 사항이 더 높다.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매너가 까다로운 반자동 커피 머신을 고집하는 것은 차별화와 관련이 있다. 

저렴한 프리미엄 커피

매너커피가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우며 공략 중인 시장이다. 여기서부터 문제가 시작된다. 저렴한 프리미엄 커피는 바리스타가 얼마나 많은 양의 커피를 생산하느냐에 영업 이익이 달려있다.


2015년 중국 상하이에 설립된 매너커피는 상하이 현지의 커피 문화를 기반으로 하며 현재 1295개 직영점을 보유한 중국 최대의 프리미엄 커피 가맹점 브랜드 중 하나로 발전했다. 고객에게는 가성비 좋은 커피이지만 반자동 커피 머신의 사용, 직영점으로만 운영되는 까닭에 매너커피의 직원은 그야말로 본인을 갈아서 커피를 만들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비용 절감을 위해 회사가 직원들에게 부담을 전가했고 이에 압박을 느낀 직원들이 고객에게 감정을 표출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매너커피가 촉발한 논쟁은 많은 회사의 사주와 노동자들에게 화두를 던졌다.

회사가 확장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해야 사람과 조직의 성장을 동시에 이룰 수 있을까? 
중국의 지식공유 앱(app)인 더다오(得到)의 리샹(李翔) 편집장에 따르면 지속해서 성장하는 기업은 모두 기업의 성장 요인이라고 부를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무언가는 회사의 확장과 개인의 성장을 함께 묶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중국의 훠궈 가맹점 하이디라오에는 점장 교육과 유지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 하이디라오 인터내셔널 홀딩스 회장 장용(張勇)조차도 하이디라오는 커질 수 없다고 말했을 정도다. 하지만 고용한 견습생들에게 매장을 열 수 있게 지원해 주면서 점장 교육의 성장 요인을 찾게 되었고, 이는 하이디라오 확장의 핵심이 됐다.

매너커피 매장

매너커피 매장

또 다른 예가 바로 매너커피다. 회사는 계속 확장되고 있는데 바리스타에게는 어떠한 동기부여도 되지 않고 있다. 15위안(약 2800원)이라는 가격대에서 규모, 효율성, 생산 및 서비스 경험을 모두 고려하려면 바리스타는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브랜드 포지셔닝을 이해하고 실천해야 한다. 디즈니가 좋은 예다. 업무 강도가 높고 수입이 낮다는 문제가 있지만 디즈니 직원들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곳에서 동화 같은 느낌을 유지하는 것이 자신의 사명이라는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고객 앞에서 부정적인 감정을 절대 드러내지 않는다.

중국의 작가 완웨이강(萬維鋼)은 ‘업무는 구체적이고 회사는 추상적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일에 관한 9가지 거짓말(Nine Lies About Work)’의 저자이자 데이터 전문가인 마커스 버킹엄(Marcus Buckingham)은 미국 기업 시스코(Cisco)의 5983개 팀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자신이 원하는 직장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는데 약 6000개의 다양한 피드백이 돌아왔다고 한다.

실제로 직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벽에 쓰인 기업 문화나 책에 쓰인 회사 소개가 아니라 직원이 매일 마주하는 고객으로 인해 발생하는 각각의 문제들이라는 것이다.

회사와 직원이 함께 지속해서 성장하려면 다음 세 가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째, 계획을 세우는 것보다 정보를 주는 것이 낫고, 목표를 세우는 것보다 의미를 말해주는 것이 낫다.
회사라는 개념과 마찬가지로 직원들에게 계획과 목표는 잘 와 닿지 않기 때문이다. 하향식 목표와 계획은 본질적으로 사람을 관리하기 위한 것이지 업무 완수를 위한 것이 아니다. 회사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직원들에게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다. 즉 직원들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고, 왜 이 사업에 종사해야 하는지 알게 해야 한다.

둘째, 직원들에게 필요한 것은 평가가 아닌 관심이다.
관리에 관한 아주 고전적인 이야기가 있다. 1990년대 초, 공장 조명의 밝기가 근로자의 능률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었다. 불을 켰더니 효율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어서 조명을 어둡게 한 대조 실험을 진행했다. 그런데 전보다 일의 능률이 더 높아졌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에 이들은 '근로자의 능률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조명의 밝기가 아니라 직원들이 관심받는다고 느낄 수 있도록 조명 밝기를 조절하는 행동'이라고 결론지었다.

셋째,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출 수 없다. 
마커스는 일과 삶은 균형을 맞출 수 없으므로 워라밸은 거짓 명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진정한 행복이 일에서 올 수는 있다고 주장한다. 가령 어떤 사람이 업무 시간 중 20% 이상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데 쓴다면 그는 업무 중 과도한 피로감을 느낄 가능성이 적다. 따라서 유연한 업무 조정을 통해 직원들이 할 수 있는 좋아하는 일에 더 시간을 쏟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회사가 직원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방법의 하나다.

회사의 성장과 개인의 발전을 둘 다 이룰 수 있는 방법은? 
회사와 직원, 조직과 개인의 문제에 관한 가장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추상적인 것을 구체적인 것으로 바꾸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 매일 실제로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벽에 쓰인 기업 문화가 아니라 실제 사용자와 그들이 야기하는 구체적인 문제들이다. 회사는 이것을 해결할 방법을 제시하며 함께 보완해가야만 상호 발전할 수 있다.

박지후 차이나랩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