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 참사 유가족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해야”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앞에서 희생자를 기리는 오송 지하차도 참사 1주기 추모제가 열리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이날 찾은 궁평2 지하차도 내부엔 양 벽을 따라 노란색 레일이 두 줄로 길게 설치돼 있었다. 오송 참사 당시 일부 생존자가 천장 전기구조물에 설치된 레일을 붙잡고 가까스로 탈출한 상황을 고려한 피난용 손잡이다. 1단 높이는 연석에서 1.5m, 2단 레일은 2.7m 높이다. 물이 허리춤까지 차오르더라도 레일을 붙잡고 터널 밖으로 나갈 수 있다. 핸드 레일 사이 25m마다 고정형 피난사다리를 설치해 수위에 따라 더 높은 핸드 레일로 올라갈 수 있다.
이 같은 재발방지 대책에도 궁평2 지하차도는 여전히 통행금지다. 충북도는 지난달 차수벽과 비상진입차단 시설 설치 등 사후 대책을 발표했지만, 유가족협의회 등에서 반발했다. 유가족협의회는 “충북도가 발표한 지하차도 안전대책이 부족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탈출용 핸드 레일에 대해 “1단 레일이 어린아이가 붙잡기에 높다. 더 높은 곳에 레일은 하나 더 만들어야 한다”, 배전반 방수와 차도 내 누수 현상을 지적했다. 탈출구 안내 유도표지판과 비상전화기, 100m 간격으로 설치한 수난인명구조 장비함에 대해선 문제 제기가 없었다.
생존자 “핸드레일 보다 피난용 탈출구가 적절”

충북도는 오송 지하차도 참사 1주기를 앞두고 궁평2 지하차도 내부에 구난용 핸드 레일을 설치했다. 1.5m 높이 1열 레일에 올라서면 2열 레일을 붙잡고 이동할 수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오송 참사 1주기인 이날 궁평2 지하차도 앞에선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제가 열렸다. 유가족협의회와 생존자협의회 구성원, 이들을 돕는 오송 참사 진상규명 시민대책위원회가 함께했다. ‘슬픔에 대해 묻습니다’란 추모시 낭송과 ‘747번 버스’를 기억하는 추모춤이 진행됐다. 747번 급행버스에서는 사고 당시 희생자가 가장 많이 발견됐다. 버스 운전사와 청주에서 오송으로 출근하려던 시민 등이 변을 당했다.
사고로 어머니를 잃은 최은경 유가족협의회장은 “사고 1년이 되도록 청주시장은 형사적 처벌을 이유로 사과조차 하고 있지 않고, 충북도지사 역시 보여주기식 1주기 행사를 계획했다가 의회에서 예산이 삭감되기도 했다”며 “이제는 국회 국정조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도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 목숨 운에 맡기지 않는 사회되길” 희생자 추모

충북도는 오송 지하차도 참사 1주기를 앞두고 궁평2 지하차도 내부에 수난인명구조 장비함을 설치했다. 이 상자에는 구명조끼와 구명용 튜브, 로프가 들어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오송 참사와 관련 책임 소재와 과실 여부를 가리기 위한 재판은 아직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 재판에 넘겨진 사고 책임자는 임시제방 공사 현장소장, 행복청·금강유역환경청 공무원, 경찰·소방관 등 40여 명에 달한다. 가장 먼저 기소된 현장소장과 감리단장은 각각 징역 7년 6개월,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중대시민재해 혐의로 고발된 김영환 충북지사와 이범석 청주시장은 아직 수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