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가 만든 ‘사우나 폭염’…폭염·호우경보 동시에 발령

사람 체온에 육박하는 찜통 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4일 충남 계룡시 대로변에 설치된 재난안전대책본부 전광판이 폭염 경보 발령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있다. 김성태 기자

사람 체온에 육박하는 찜통 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4일 충남 계룡시 대로변에 설치된 재난안전대책본부 전광판이 폭염 경보 발령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있다. 김성태 기자

호우경보가 발표될 정도로 강한 소나기가 전국 곳곳에 내리고 있는데도 여전히 폭염의 기세는 식지 않고 있다. 오히려 높은 습도로 인해 마치 사우나에 있는 것 같은 무더위가 나타났다. 

기상청은 “5일 오후 3시 현재 소나기 구름대가 강하게 발달하며 정체하면서 시간당 30~50㎜의 강수 강도로 매우 강한 소나기가 내리고 있다”고 밝혔다. 전남 장성과 전북 정읍에는 오후 한때 각각 시간당 60.5㎜와 50.3㎜에 이르는 물폭탄 수준의 소나기가 쏟아졌다. 이에 호우경보와 폭염경보가 동시에 발령되는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6일까지는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50mm의 매우 강한 소나기가 기습적으로 쏟아질 수 있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대기 중에 수증기가 많기 때문에 소나기가 내리면 한번에 많은 양을 쏟아낼 수 있다”며 “소나기의 특성상 짧은 시간 동안 좁은 지역에 집중되고 어디에 내릴지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최신 기상 정보를 참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평 39.2도…서울도 체감 34.7도

이렇게 많은 양의 소나기가 쏟아져도 더위를 식히기에는 역부족이다. 서울은 지난달 24일부터 13일째, 부산과 제주는 각각 19일과 21일째 폭염특보가 지속되고 있다. 경기 양평군 옥천면은 39.2도까지 기온이 올랐고, 전날 40도를 찍었던 경기 여주시 점동면도 38.4도를 기록했다. 

소나기로 인해 습도가 올라가면서 체감온도가 기온보다 높은 곳도 많았다. 서울은 낮 최고기온 33.7도를 기록했는데, 체감온도는 이보다 1도 높은 34.7도까지 치솟았다. 습도가 10% 증가하면 체감하는 온도는 1도가량 높아진다.


6일과 절기상 ‘입추(立秋)’인 7일에도 대부분 지역에서 한낮 체감온도가 35도 안팎을 기록하는 등 찜통더위가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온열질환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으니 수분과 염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정오에서 오후 5시까지는 야외활동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광복절까지 무더위·열대야 이어진다

강원 동해안에 연일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는 5일 강릉 남항진 솔바람다리에서 시민들이 무더위를 식히고 있다. 뉴스1

강원 동해안에 연일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는 5일 강릉 남항진 솔바람다리에서 시민들이 무더위를 식히고 있다. 뉴스1

밤에도 열기가 식지 않으면서 열대야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밤에도 전국적으로 열대야가 이어졌다. 서울과 광주는 15일째, 강원 강릉은 17일째, 제주는 21일째 연속으로 열대야를 겪었다. 강릉의 경우 역대 최장 기간 연속 열대야 기록을 경신했다.

무더위는 적어도 8월 중순인 광복절까지는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이날 발표한 중기예보에서 15일까지 아침 기온은 23~27도, 낮 기온은 30~35도로 평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예보 기간 동안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내외로 올라 무더운 날이 많겠고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이 많겠으니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의하기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