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난민 수용시설로 알려진 사우스요크셔주(州) 로더럼의 한 호텔에 700여명의 시위대가 난입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를 막는 과정에서 경찰 1명이 머리를 다치고 의식을 잃는 등 총 10명의 경찰이 부상을 입었다.

지난 3일(현지시간) 영국 브리스톨에서 극우 시위 중 충돌이 일어나자 콘크리트 조각을 든 시위자가 경찰을 향해 걸어가며 위협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그러면서 "이번 사태에 직접 가담했거나 온라인상에서 (폭력을) 조장한 뒤 내뺀 모든 사람은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극우 폭력배들(Thugs)을 법의 심판대에 세울 것"이라고도 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스타머 총리는 이번 주 휴가 계획을 취소하고 관저에 남아 추가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베트 쿠퍼 영국 내무장관도 X(옛 트위터)에 "법적 무질서와 폭력 행위에 연루된 모든 사람은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며 강경 대응을 선포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지난 1일 런던 다우닝가 10번지에서 폭력 시위 관련 기자 회견을 열고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13년 만에 벌어진 최악의 폭력시위"

앞서 지난달 30일부터 본격화한 시위 여파로 경찰서·도서관 등 공공시설이 방화로 불에 타거나 훼손됐다. 사진 X 캡처
사태가 확산하자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는 이날 성명을 통해 "영국에 거주하거나 영국을 여행하는 말레이시아인들은 시위 지역에 접근하지 말라"며 "경계를 늦추지 말고 현지에서 제공하는 지침을 따르라"고 권고했다.

지난 3일 영국 남부 브리스톨에서 벌어진 폭력 시위 중 시위대가 경찰에 체포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영국 태생인데도 "망명신청자" 헛소문

현지 언론들은 극우 단체인 영국수호리그(EDL)의 공동설립자 토미 로빈슨(사진)을 이번 시위의 배후로 지목했다. 사진 X 캡처

흉기 난동 사건으로 사망한 어린이 희생자를 추모하는 행사가 지난 4일 영국 사우스포트에서 열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하지만 법원의 이 같은 발표에도 불구하고 시위는 계속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흉기 난동 사건에 대한 대중의 공포를 이용해 지역 사회의 긴장을 고조하고 이민에 대한 분노를 조장하는 바람에 이슬람 혐오가 번졌다"고 전했다.
이번 시위가 극우 성향인 영국개혁당의 정치적 약진과도 맞물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개혁당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반이민 정책을 주장하며 지지세를 넓혀왔다.
지난달 4일 조기 총선에서 노동당이 이기긴 했지만, 영국개혁당은 노동당(33.8%), 보수당(23.7%)에 이어 득표율(14.3%) 3위에 올랐다. 사상 처음으로 의석(5석)을 확보해 원내정당이 됐고, '영국의 트럼프'로 불리는 나이절 패라지 영국개혁당 대표도 8수 끝에 하원의원이 됐다. 가디언은 "집권 노동당 내부에선 패라지 대표의 반이민적 발언이 주류 정치의 레토릭에 포함될까 우려가 높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