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이 지난달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 서린빌딩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업계에 따르면 6일 SK이노베이션의 종가는 9만9800원에 마감했다. 전날 11.03% 급락하며 10만원선이 깨졌다가 이날 소폭 상승했음에도 9만 원대에 머물렀다. SK E&S와의 합병을 발표한 지난달 17일 11만9700원에 장을 마감했던 것과 비교하면 16.6% 줄었다.
SK이노베이션은 SK E&S와의 합병으로 자산 100조 규모의 에너지 기업이 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시장은 아직 관망하는 중이다.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SK온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4601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탓에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실적 역시 예상치를 밑돌았다. IBK투자증권·유진투자증권 등 증권사들은 일제히 회사의 목표가를 하향 조정했다. 여기에 최근 미국에서 시작된 경기침체 공포로 증시가 폭락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관건은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얼마나 행사할지 여부다. 상법 등에 따르면 주주 확정 기준일에 주주명부에 등재된 주주 중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는 주주총회 전까지 반대 의사를 통지해야 하고, 이들 주주에 한해 주총 결의일부터 20일 이내에 주식의 일부 또는 전부를 회사에 매입하도록 요구하는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주가가 회사가 공시한 매수예정가격보다도 낮아지면 주주들은 회사에 주식을 팔 가능성이 커진다.

김주원 기자
SK이노베이션이 공시한 매수 예정가격은 11만1943원이다. 이날 종가보다 주당 1만2143원이 높다. SK이노베이션의 주식매수청구권 한도는 8000억원이다. 주주들의 매수청구가 쏟아져 예정된 한도를 넘어서면 합병 계약을 해제하거나 합병 조건을 변경할 수 있다. 그러나 SK이노베이션 측은 주식매수청구 한도를 초과하더라도 양사 합병이 바로 무산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사회 검토후 일부 증액할 수도 있다는 해석이다. 양사의 합병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는 오는 27일 열린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기간은 오는 28일부터 다음 달 19일까지다.

두산그룹이 '클린에너지'와 '스마트머신', '반도체·첨단소재' 등 3대 사업 부문으로 지배구조를 재편한다고 밝혔다. 사진 두산그룹

김주원 기자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합병으로 인해 발생한 시너지가 결국 SK이노베이션의 미래 가치를 상승 시킬 것이고 이는 곧 주주가치 제고와 연결될 것”이라며 “기관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를 개최하면서 주주들에게도 이런 전략을 충분히 설명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SK 서린사옥.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