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트윈은 가상공간에 공장을 똑같이 복제해 현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상황을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해 결과를 예측하는 기술을 말한다. 시행착오를 줄이고 제품·공정 개발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산업용 로봇과 함께 최근 제조 현장에서 도입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앤시스는 엔지니어들이 사용하는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판매하는 회사로 대외적으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관련 분야 시장 점유율이 40%에 달하는 ‘히든 챔피언’으로 꼽힌다. 지난 1월 미국 반도체 디자인 회사인 시놉시스가 340억 달러(약 46조원)에 인수한 뒤 현재 각국에서 기업결합 심사 단계에 있다.
LG이노텍은 앞으로 전장·센싱 등 자율주행 부품을 비롯한 전 제품군 개발·생산 공정에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용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가상공간에서 공정을 미리 진행하면 컴퓨터가 다양한 생산 설비의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도록 시각화해 보여준다. 이를 통해 생산과정에서 측정이 어려운 액체나 열·공기 흐름 등 세세한 조건까지 미리 가늠해 최적화할 수 있다.
LG이노텍과 전자 부품업계에서 경쟁 중인 대만 폭스콘도 엔비디아와 손잡고 전 세계 생산라인을 가상공간에 재현하는 디지털 트윈 구축에 나섰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트윈 기술로 생산효율을 가장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는 분야가 전자부품 사업”이라면서 “가상공간의 시뮬레이션 결과를 공장과 연동해 실제 생산까지 자동으로 이어지는 완벽한 디지털 트윈 수준에 부품회사가 가장 먼저 도달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