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RFA에 "연설 내용보다 김정은이 연설에서 남한 말을 많이 사용한 모습에 사람들이 놀랐다"며 "김정은의 수해 지역 방문과 연설이 기록 영상으로 제작돼 조선중앙텔레비죤(북한식 표기)을 통해 반복 방영되고 있다"고 전했다.
연설에서 흔히 사용하던 '동지' 혹은 '인민'이라는 말 대신 '주민'을 사용했고, '노인'이나 '늙은이' 대신 '어르신', '텔레비죤'이나 '텔레비' 대신 'TV'라는 한국식 표현이 사용됐다고 한다.
실제 북한에선 '텔레비죤을 TV라고 하는 사람은 수상하니 신고하라'는 내용이 북한 반간첩 선전화(포스터)에도 등장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소식통은 특히 연설에서 김 위원장이 사용한 "병약자, 험지, 음료수, 폄훼한다 등의 말은 북한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표현"이라고 했다. 병약자 대신 환자 또는 허약자, 험지 대신 어렵고 힘든 곳, 음료수 대신 물, 폄훼 대신 비방 또는 비하가 주로 사용되는 말이라는 것이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연설문을 누군가 써준다 해도 김정은의 승인 없이 그런 단어를 사용할 수 있었겠냐"며 "주민들에게는 평양말을 사용하라고 하면서 자기는 한국말을 대놓고 쓰는데 이건 이치에 맞지 않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통일부 북한인권기록센터가 지난 6월 말 발간한 '2024 북한인권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반동사상문화배격법(2020)', '청년교양보장법(2021)', '평양문화어보호법(2023)' 등을 근거로 공개 처형 등 강화된 처벌을 통해 적극적인 주민 통제에 나서고 있다. 특히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휴대전화기를 수시로 검열해 주민들이 주소록에 '아빠', '쌤' 등 한국식 말투나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지 단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통일부가 전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보고서의 근간이 된 탈북민 508명의 증언에, 지난해 조사한 141명의 증언을 추가해 이를 바탕으로 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