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모양 로고 그대로네…대우전자, 튀르키예 기업 불리는 사연

지난해에도 튀르키예 기업 베스텔은 IFA에서 대우 브랜드를 따로 전시했다. 연합뉴스

지난해에도 튀르키예 기업 베스텔은 IFA에서 대우 브랜드를 따로 전시했다. 연합뉴스

지난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 유럽 최대 가전·IT 박람회인 IFA 2024에서 '대우전자' 브랜드 제품이 전시됐다. 튀르키예 대표 가전기업인 베스텔(Vestel)은 2021년 상표권자인 포스코인터내셔널과 계약하고 10년 간 '대우' 상표를 사용 중이다.

1980~90년대 삼성, LG와 함께 전성기를 누렸던 대우전자는 이제 전시장 현장에서 "튀르키예 기업"으로 소개되고 있다. 베스텔은 대우 영문명 'DAEWOO' 글꼴체와 부채 모양 로고를 그대로 자사 냉장고와 TV에 사용한다. 대우그룹이 2000년 해체됐지만, 중남미, 러시아, 베트남 등에서 대우 브랜드 인지도가 유지되고 있는 덕분이다.

'탱크주의'라 부를 정도로 튼튼한 가전을 강조했던 대우전자에 대한 신뢰도와 일부 국가에서 한국 브랜드로 인지하고 있는 것도 판매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베스텔은 2021년 5월 포스코인터내셔널과 ‘대우’ 상표 계약을 맺은 뒤 그해 7월부터 대우 로고를 붙인 가전제품을 출시했다.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인터 측이 받는 사용료는 매년 약 100만달러(13억원) 수준이다. 과거 세계 시장에서 활약했던 대우 상표권은 160개여국에서 3500건 넘게 등록돼 있다. 칠레·볼리비아 등 중남미 현지 업체도 대우 브랜드를 쓰는데, 이를 모두 합치면 연간 약 100억원씩 사용료를 벌어 들이고 있다.

1993년 대우전자가 선보인 '탱크주의' 신문 광고. 배순훈 대우전 사장(오른쪽 광고 속 남성)이 등장해 튼튼함을 강조했다. 중앙포토

1993년 대우전자가 선보인 '탱크주의' 신문 광고. 배순훈 대우전 사장(오른쪽 광고 속 남성)이 등장해 튼튼함을 강조했다. 중앙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