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에 따르면 방문진이 손 놓은 MBC 및 MBC 관계사들의 방만 경영 사례 중엔 최승호·박성제 전 사장 시절 이사회 의결 없이 미국 리조트 개발 사업에 105억원을 투자해 전액 손실을 보거나, 3년 연속 영업 적자에 허덕이면서도 사옥 매각대금 중 52억원을 직원들에게 저리로 대출해준 경우가 포함됐다. 감사원은 방문진에 “MBC 관리·감독 업무를 철저히 하라”는 주의 요구 결정을 내렸다.
감사원에 따르면 MBC는 2019년 임원 회의에서 서울 사옥 매각 잔금(4849억원) 중 1905억원을 초고위험 금융상품인 부동산 대체투자 상품에 투자하기로 했다. 내부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았고, 신종 투자 상품에 대한 규정도 미비한 상태에서 이뤄진 결정이었다. 감사 결과 투자액 중 라스베이거스 리조트 개발 투자 사업은 전액 손실(105억원)이 났고, 남은 투자 금액의 원금 회수도 불투명한 상태다. 감사원은 방문진이 이같은 사실을 2021년 3월에서야 파악했고, 이후 MBC의 추가 손실 가능성 보고에도 내부 투자 관련 제도 개선을 요구하거나 책임자 문책 여부 등을 점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MBC플러스가 2018년 여수 및 인천 실내스포츠 테마파크 등에 투자해 약 100억원 이상의 손실이 난 사태도 방문진이 재발방지책 마련 없이 방치했다고 꼬집었다. MBC플러스 경영진이 계약 내용도 모른 채 관련 사업을 진행했지만, MBC의 형식적인 임원진 문책 경고 방안을 그대로 수용했다는 것이다. 해당 사업 담당 이사는 연임 결정이 이뤄진 다음 달 경고 처분을 받았다.
감사원은 방문진이 감사원 감사 자료 제출 요구에 따르지 않았고, 이사회 회의 자료를 MBC가 회수해 가게 하거나 폐기하는 등 공공기록물법을 위반하고 있다며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라고 주의를 촉구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8월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 등에 대해 감사방해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수사 참고 자료를 송부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