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령(樹齡) 100년이 넘은 분재를 관람할 기회가 한 달간 마련된다.
베어트리파크 이선용 대표가 분재전시회에서 선보일 분재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베어트리파크]
세종시에 있는 베어트리파크는 지난 13일부터 한 달간 야외정원인 분재원과 나무정원인 송파원에서 ‘특별 분재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베어트리파크 설립자인 송파(松波) 이재연(93) 선생이 평생 수집한 분재 450여 점 가운데 수형(樹形·나무 모양)이 빼어난 100여 점을 선별, 일반인에게 선보인다. 민간에서 운영하는 수목원이 분재 전시회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선보이는 분재의 수령은 100~200년이다. 소나무(해송·적송)와 향나무(진백)·섬잣나무·주목 등 송백분재를 비롯해 단풍과 소사나무·느티나무·팽나무·노각나무 등 잡목분재가 전시된다.
소나무 여러 그루를 합식해 숲을 형상화한 소나무(적송) 분재, 강인함과 역동성이 엿보이는 곰솔(해송), 안정된 수형과 흰색의 수피가 매력적인 너도밤나무,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품종인 노각나무와 단아한 수형의 단풍나무 등은 빼놓지 않아야 할 분재로 꼽힌다.
13일부터 수령 100년이 넘은 분재 100여 점을 전시하는 베어트리파크 송파원 전경. [사진 베어트리파크]
특별 분재 전시회가 열리는 베어트리파크 야외 분재원에는 비단잉어가 노니는 연못과 폭포가 조성돼 있다. 특별 전시원인 송파원에는 소나무·주목 등 수령 100년 이상인 노거수와 주상절리로 꾸며진 명품정원이 관람객 발길을 붙잡는다.
베어트리파크 관계자에 따르면 분재는 기르는 사람의 미적 감각과 개성을 발휘, 아름다운 자연을 만드는 일이. 기다림과 느림의 미학을 배울 수 있다는 게 분재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한다.
베어트리파크는 전시회 기간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각각 두 차례 분재에 대한 이해도와 관심도를 높이자는 취지로 ‘쉽고 재미있는 분재 설명회’도 마련한다. 관람객을 대상으로 무료 식물 나눔 행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13일부터 수령 100년이 넘은 분재 100여 점을 전시하는 베어트리파크 송파원 전경. [사진 베어트리파크]
이선용 베어트리파크 대표이사는 “이번 분재 전시회가 2026년 개최 예정인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를 앞두고 정원 문화를 확산하는 데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정원과 자연을 사랑하는 시민이면 누구나 방문해 좋은 추억을 남기고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베어트리파크 "정원 사랑하는 시민 누구나 방문"
한편 베어트리파크는 세종시 연동면에 위치한 수목원이자 동물원이다. 10만여 평(33만㎡)의 대지에 반달곰과 불곰을 비롯해 사슴과 공작이 뛰어노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재연 선생이 1963년 경기도 의왕에서 송파원(松波園)을 연 뒤 1991년 세종(당시 충남 연기군)으로 이전했다. 2009년 5월 베어트리파크를 개원한 데 이어 2010년 수목원으로 정식 등록했다.
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