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역사상 최초로 열린 ‘5위 결정전’ 타이브레이커에서 KT가 웃었다. KT는 1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로하스의 3타수 2안타(2홈런) 4타점 맹타를 앞세워 SSG를 4-3으로 눌렀다. 극적인 승리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으로 가는 티켓을 따내며 5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을 자축했다.
이날 타이브레이커는 1982년 KBO리그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열린 5위 결정전이었다. KT와 SSG는 올 시즌을 나란히 72승2무70패(승률 0.507)로 마치면서 공동 5위를 기록했다. KBO는 2022년부터 포스트시즌의 마지노선인 5위에서 똑같은 승무패를 기록한 복수의 구단이 나올 경우 타이브레이커를 도입하기로 했다. 지난해까지는 이러한 사례가 나오지 않았지만, KT와 SSG가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최초의 역사를 쓰게 됐다.
‘가을야구 전초전’ 성격을 띤 일전답게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는 1만8700명의 만원관중이 가득 들어찼다. 임시공휴일을 맞아 경기장은 일찌감치 북새통을 이뤘고, 플레이볼 1시간여를 앞두고 매진이 발표됐다.
계속되는 타선의 침묵 속에서 고전하던 KT는 8회 선두타자 심우준의 중전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위기감을 느낀 SSG 벤치는 노경은을 내리고 김광현을 올리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자 KT는 김민혁 타석에서 왼손 거포 오재일을 대타로 냈다. 오재일은 우전안타를 기록해 무사 1, 3루로 찬스를 연결했고, 로하스가 김광현의 시속 136㎞짜리 체인지업을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4-3으로 승기를 잡은 KT는 마무리 박영현이 1과 3분의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승리를 지켰다.
2020년 MVP를 수상하며 KT의 가을야구 진출을 이끈 뒤 일본프로야구(NPB)로 떠났다가 올해 복귀한 로하스는 “김광현이 불펜에서 몸을 풀고 있어서 마음의 준비를 했다. 특정 구종을 노리지는 않았고, 코스만 기다리고 있었다. 생각보다 공이 높게 와서 정타로 연결할 수 있었다. 내 활약으로 KT가 와일드카드 결정전으로 올라갈 수 있어 정말 기쁘다”고 웃었다.
KT는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두산 베어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른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두산이 유리한 위치에서 출발한다. 두산은 1차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준플레이오프 진출이 확정된다. 반대로 KT는 1차전과 2차전을 모두 이겨야 LG 트윈스가 기다리는 준플레이오프로 올라갈 수 있다.
한편 이날 롯데 자이언츠 빅터 레이예스는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5타수 2안타 2타점 맹타를 휘두르고 프로야구 단일 시즌 최다안타 신기록(202개)을 썼다. 5회 중전안타를 터뜨린 뒤 9회 마지막 타석에서 왼쪽 담장을 때리는 안타를 추가해 2014년 넥센 히어로즈 서건창이 달성한 201안타를 넘어서고 새로운 역사의 주인공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