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제주국제공항 국내선 도착 대합실. 최충일 기자
개천절 전후로 이어지는 징검다리 연휴를 맞아 최대 40만명에 육박하는 관광객이 제주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제주행 항공권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됐다.
2일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10월 6일까지 열흘간 39만명이 제주 여행에 나설 것으로 예측됐다. 하루 평균 3만9000명이 제주를 찾는다. 최다 방문일은 10월 3일, 4만5000명이다. 항공기와 여객선 예약률을 토대로 낸 결과다.
제주시 이호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들. 최충일 기자
항공권이 부족한 이유는 가을 성수기와 최장 10일의 징검다리 연휴가 맞물려서다. 올해는 정부가 국군의날(10월 1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서 징검다리 연휴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징검다리 연휴 기간의 평일을 연차 등으로 활용하면 최대 10일간의 휴가를 즐길 수 있다. 제주 기점을 운항하는 항공사들은 이번 연휴를 위해 국내선 2188편(41만6009석), 국제선 285편(52만4446석) 등 총 2473편(57만1252석)을 제주 노선에 투입하고 있지만, 항공권 대란을 막기엔 역부족인 모습이다.
실제 대한항공 등 주요 항공사는 지난달 30일부터 3일까지 김포발 제주행 항공권이 모두 팔렸다. 제주항공 등 저비용항공사의 상황도 90% 이상의 예약을 보인다. 제주도민 권모(42)씨는 “주말 서울에 일정이 있어 항공권을 검색했으나 비즈니스석까지 모두 매진이었다”며 “급한 사정이 있는 제주도민을 위한 여유석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제주시 애월읍 한담해변 카페밀집지에 몰린 관광객들. 최충일 기자
항공권 부족 사태는 제주 기점 국내선 항공석이 줄어든 영향도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일본·동남아 등을 중심으로 국제선이 늘어나 국내선 항공석이 그만큼 줄었다. 제주도가 집계한 제주국제공항 항공수송 실적을 보면 올 상반기 일평균 국내선 운항편수는 433편, 공급석은 8만2658석이다. 지난해 동기 대비 하루평균 16편(3.5%), 공급석 2131석(2.5%)이 감소했다. 또 이 기간 중국 국경절(1~7일)이 겹치며 중국 관광객도 대거 제주를 찾고 있다. 이번 연휴 기간 국제선 285편 중 75.8%인 216편이 중국 기점 노선이다.
4일 오전 제주시 도두1동 무지개해안도로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 최충일 기자
호텔 업계도 반짝 특수를 누리고 있다. 그랜드하얏트제주와 제주신화월드 호텔앤리조트 등 제주도 내 주요 특급호텔은 예약률이 80% 내외로, 만실을 기대하고 있다. 제주관광협회 관계자는 “9월 한 달간 관광객 수가 전년 대비 5% 이상 늘어났다”며 “10월에도 임시공휴일 등의 영향으로 전년보다 2% 증가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