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 운영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다우존스지수’는 지난 1일(현지시간) 다우지수에서 인텔을 제외하고 엔비디아를 편입한다고 발표했다. 지수는 오는 8일 개편된다. 1896년 출범한 다우지수는 미국 3대 지수 중 가장 오래된 지표로, ‘뉴욕 증시의 상징’으로 불린다. 미국 기업 가운데 각 분야를 대표하는 우량 기업 30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다우지수 편입 종목 변경은 AI에 따른 기술 산업 지형 변화를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인텔은 1990년 PC 붐을 타고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을 석권했지만, 이후 모바일과 AI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을 잃고 시장에서 뒤처졌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 2분기(4~6월) 실적에선 16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고, 지난 8월엔 전체 직원의 15%에 해당하는 1만5000명을 감원한다고 발표했다. “인텔 제국이 몰락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 지도 오래다. 반면에 엔비디아는 그래픽처리장치(GPU)의 독보적 공급원으로 부상하며, 세계 AI 반도체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AI 모델의 학습·추론에 필수 반도체인 AI 가속기 시장의 90%를 장악할 정도다.
이는 주식시장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들어 180%가량 올랐지만, 인텔은 50% 넘게 빠졌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은 엔비디아(3조3210억 달러)가 인텔(1000억 달러)의 30배를 웃돌며 2위로 뛰어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술 업계에서 이들의 운명이 뒤바뀐 것을 보여준다”며 “몇 년 전만 해도 생각하지 못했을 일”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