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브로커 명태균씨가 “내가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제일 친한 함성득 (경기대 교수)한테 (복당해주라고) 시켰지”라며 위세를 과시하는 녹취록이 5일 공개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명씨 관련 녹취록 3개를 추가로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명씨는 2021년 8월 지인과의 통화에서 윤 의원과 함 교수를 거론하며 “함성득이 내 보고는 미륵보살이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영삼, 김대중 할 때 (대통령 만든) 사람들이 나 보고 '선생님 같은 분이 어떻게 지금 나왔냐'고, 서울 사람들은 내가 사람이 아니어서 경쟁 상대로 생각하지 않고 부처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2021년은 윤 의원이 국민의힘에 복당된 시기”라며 “명씨가 공천뿐 아니라 의원 복당에도 관여했을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국민담화에서 함 교수에 대한 의혹도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2020년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공천 탈락에 반발해 탈당했고, 당선 뒤 1년 5개월만인 2021년 8월 복당했다.

함 교수는 5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본인과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가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영수회담을 물밑에서 조율했다고 주장했다. 함 교수는 “명씨가 데이터를 제공하면 김종인이 판을 짰다”는 식으로 주장한 바 있다.

 


민주당이 이날 공개한 또 다른 녹취록에는 명씨가 2022년 4월 지인 A씨와의 대화에서 김건희 여사를 언급하는 내용도 담겼다. 윤 의원이 그해 6월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던 시기다. A씨가 명씨에게 “사모님(김 여사)은 윤 의원에게 전화했지?”라고 묻자 명씨는 “예”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나중에 이제 함성득이 (윤 의원에게) 막 난리 치겠지, 친구니까. 윤상현은 울고불고 또 난리 치겠지”라고 말했다.

명씨는 “(윤 의원이) 나보고 ‘개XX’라 하더라, ‘이 XX가, 미친 XX 아이가’”라고도 했다. A씨가 이에 “자기(윤 의원)를 공관위원장 시켜놓았더니만, 참”이라고 맞장구치자, 명씨는 “고양이 앞에 생선을 맡겨도 유분수지”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명씨 관련 녹취를 공개하며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다. 주로 명씨가 지인과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 부부와의 관계나 자신의 위세를 과시하는 내용이다. 민주당은 지난달 31일 박찬대 원내대표 주재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윤 대통령과 명씨가 나눈 통화 육성을 공개해 파문을 일으켰다. 야권은 “김 여사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공천에 개입했다는 증거”라며 맹비난했다.

이에 대해 윤 의원 측은 “허황되고 황당하다. 그 대화가 어떻게 시작된 것인지 모르겠지만,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라고 반박하며 “일방의 주장이 사실인양 전달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명씨는 8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다. 명씨는 여론조사를 무료로 해준 대가로 김 전 의원의 공천에 개입(정치자금법 위반 혐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