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집값 1% ↓, 전세값은 1% ↑…수도권·지방 양극화 심화”

 5일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5일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내년 전국 집값이 1.0% 내리고 전셋값은 1.0%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이 6일 개최한 ‘2025년 건설·부동산 경기 전망’ 세미나에서다. 국내 건설·주택 연구기관 중에서 내년 주택 가격에 대한 첫 전망이다. 

이날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주택·부동산 경기 전망을 발표한 김성환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올해 3분기까지 시장 흐름은 실수요자 중심의 주택 갈아타기가 활발해지면서 매매 거래량이 지난해에 비해 대폭 늘어났고, 직전 대비 상승 거래도 많았다”며 “기준금리 인하를 선반영한 시장 금리 이하 효과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나타났다”고 짚었다. 

다만 남은 연말과 내년에는 올해 상반기 같은 가격 상승이 재연되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가파르게 오른 집값 수준이 여전히 높고, 9월 이후 은행의 대출 심사가 강화돼 주택담보대출금리도 높은 수준이 유지되고 있어서다. 김 부연구위원은 “내년에도 정부의 가계부채 총량관리 정책은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전반적인 경기 회복도 더디다”며 “내년 집값이 올해 같은 가격 상승을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3년 전 착공 수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공급 부진에 의한 가격 상승 압력은 내년 하반기부터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수도권은 내년에도 강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상승률 전망치로도 수도권은 내년 연간 1.0% 오르는 반면 지방은 올해보다 하락세가 더 커져 연간 -2.0%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수도권은 올해와 비슷한 상승 추세지만 지방은 올해(-0.8%)보다 하락 폭이 2배 이상 커지는 것이다. 김 부연구위원은 “수도권, 신축 아파트 선호 현상이 강화되며 수도권과 지방 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며 “서울 내에서도 강남과 외곽 간 격차가 커지는 등 차별화가 심해 집값 등락에 대한 체감도 수요자마다 다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주원 기자

김주원 기자

 
내년 주택 전셋값은 올해보다 1.0% 오르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연립·다세대 등 비아파트 전세 사기 여파로 수도권 아파트 전월세로 수요가 몰려올 한해 전셋값 강세가 나타났다”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비아파트 매입임대 정책을 본격화한 만큼 내년에는 아파트 집중이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 연말까지 전세가격 상승률을 1.5%(1~9월 1.0%) 예상했지만 내년에는 1.0%로 상승 폭을 낮춘 이유다. 전세가격에 영향을 주는 입주물량은 올해 1~9월에는 월평균 2만9000가구였지만 내년에는 월 2만1000가구로 줄고, 2026년 상반기에는 1만6000가구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건설 경기는 여전히 냉랭할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도 건설 수주는 전년 대비 2.2% 증가한 210조4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집계됐지만 248조원에 달했던 2022년 대비로는 한참 밑도는 수준이다. 건설 수주는 2022년 248조4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지만 하반기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고조되고, 공사비가 급등하며 2023년엔 전년 대비 16.8% 감소한 206조7000억원으로 하락한 뒤 올해도 205조8000억원에 그쳤다. 내년에는 추가 금리 인하와 정부의 주택 정비사업 및 3기 신도시 추진 등으로 하반기로 갈수록 건설수주가 회복될 것으로 봤다. 

건설 투자는 전년 대비 2.1% 줄어든 295조3000억원을 예상했다. 이지혜 연구위원은 “건설 투자는 선행지수인 수주 및 착공 감소의 영향이 내년까지 이어지며 부진한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