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타니 겐(中谷元) 일본 방위상이 일본에 기항 중인 한국 해군 함정에 7일 승선했다. 방위성에 따르면 방위상이 한국 군함에 승선하긴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언론에선 “개선된 양국 관계가 반영된 상징적인 조치”라는 평가가 나왔다.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이 7일 가나가와현 해상자위대 요코스카 기지에서 열린 한국 해군 함정 입항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나카타니 방위상은 이날 가나가와현 요코스카의 해상자위대 기지에 기항 중인 마라도함에 올랐다. 육·해·공군사관학교 및 국군간호사관학교 2학년 생도(700여 명)와 마라도함(대형수송함), 천자봉함(상륙함) 등이 참가하는 합동순항훈련전단을 환영하기 위한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나카타니 방위상은 이날 환영식에서 “한국은 일본에 매우 중요한 파트너 국가”라며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등 엄중한 안보환경 속에서 양국의 방위협력은 어느 때보다 중요성이 커지다 있다”고 말했다.
방위성에 따르면 전날 마라도함은 해상자위대 연습함과 훈련도 가졌다. 양국 함정이 일본에서 이 같은 훈련을 갖기는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12월 ‘초계기 갈등’ 이후 처음이다.
초계기 갈등은 당시 동해상에서 북한 어선을 수색하던 한국 해군의 광개토대왕함이 함정 근처로 날아온 해상자위대 P-1 초계기를 향해 사격통제 레이더를 조사(照射)했다고 일본 측이 주장하면서 불거졌었다. 이후 양국 군은 사실상 군사교류를 일시 중단했다.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이 7일 가나가와현 해상자위대 요코스카 기지에서 열린 한국 해군 함정 입항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이와 관련, 한·일 양국 국방장관은 지난 6월 1일 싱가포르에서 회담을 열고 양국 군사협력의 걸림돌로 작용해온 ‘초계기 갈등’의 재발 방지 대책에 합의하고, 양국 간 국방정책실무회의와 군 고위급 교류 등을 재개하기로 했다. 이번 훈련도 이런 양국 군사교류 재개의 일환인 셈이다.
군 안팎에선 내년 5월 말 부산 앞바다에서 열리는 국제관함식에 자위대 함정이 초청받을지 주목하고 있다. 앞서 2022년 11월 일본 사가미 만에서 열린 일본 측 국제관함식에는 한국 함정이 참가했고, 당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가 사열도 했었다.
정부 소식통은 “아직 초청 대상을 검토 중인 단계”라며 “이달 말쯤 해당국에 통보할 것으로 보이는데, 일본이 포함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