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침체가 장기화하며 유통업계의 실적 고민이 커지는 가운데 편의점이 3분기 준수한 성과를 거뒀다. 두바이 초콜릿, 생과일 하이볼, 요거트 디저트 아이스크림 등 자체 브랜드(PB) 상품이 MZ세대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덕분이다. 정부가 실시하는 업태별 연간 매출 통계에서도 편의점이 백화점을 꺾고 오프라인 유통 왕좌를 차지할 가능성이 커졌다.
유통업체 대거 실적 발표
롯데쇼핑은 3분기 매출(연결기준) 3조5684억원, 영업이익 155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줄고 영업이익은 9.1% 늘었다. 이커머스 사업의 영업적자 규모가 전년보다 줄고 홈쇼핑이 적자에서 벗어나며 영업이익을 끌어올렸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으로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증가했다”며 “백화점·마트의 해외 사업도 견고한 실적 성장세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 사업부의 매출이 동반 하락했고, 주력 사업인 백화점(-8%), 마트(-11.6%), 수퍼(-11%)의 영업이익도 줄어 고민을 안겼다.
백화점과 면세점의 부진으로 현대백화점도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3분기 매출은 1조3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46억원으로 12.7% 줄었다. 면세점 사업은 적자로 돌아서며 영업손실(-80억원)을 거뒀다. 가구·매트리스 자회사인 지누스가 유일하게 매출(23.2%)과 영업이익(277.1%) 모두 성장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중국 내수 부진과 외국인 관광 트렌드 변화로 전체 면세점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부진한 성적, 편의점이 승자?
GS리테일은 편의점, 수퍼마켓 사업과 홈쇼핑의 성적이 엇갈리며 매출은 늘고 영업이익은 줄었다. 3분기 매출은 3조5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806억원으로 24.1% 감소했다. 편의점 GS25는 근소한 차이로 CU를 제치고 매출 1위를 지켰다. GS25의 별도 기준 매출은 2조3068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오는 14일 발표될 편의점 CU의 별도기준 매출은 약 2조2800억원으로 추산된다. GS리테일 관계자는 “3분기 소매 판매액 지수가 10분기 연속 감소하고 특히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 소비가 부진한 가운데 편의점, 수퍼마켓 등 근거리 소비채널은 영향력이 커졌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