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말귀 못 알아듣겠다"…외신기자 한국어 질문에 보인 반응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브리핑실에서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브리핑실에서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열린 대국민담화·기자회견에서 외신기자가 한국어로 질문하자 "잘 못 알아듣겠다"며 난감한 표정을 짓는 영상이 온라인에서 확산하고 있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 대표이자 기자로 활동하는 채드 오캐럴은 이날 윤 대통령에게 한국어로 남북관계에 대해 물었다. 

그는 "오늘 귀중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인사한 뒤 "평양 드론 사건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게 남북관계에 대한 한국의 입장을 강화한다고 생각하나 아니면 약화한다고 생각하나"라고 물었다. 이어 "이 자리를 빌려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고 덧붙였다. 

질문이 끝나자 윤 대통령은 난감하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관계자를 향해 "말귀를 잘 못 알아듣겠는데"라고 말했다. 이후 관계자가 "영어로 다시 질문해달라"고 요청했고, 오캐럴은 "한국어 시험처럼, 죄송하다"라며 웃은 뒤 영어로 다시 질문했다. 

오캐럴의 질의 장면을 잘라낸 36초 분량의 영상은 엑스(옛 트위터) 등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됐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윤 대통령의 태도가 무례하다고 지적했다. 한 네티즌은 "못 알아들을 정도의 질문도 아니었다"며 "반대로 한국 기자가 백악관에서 영어 발음 못 알아듣겠다는 대통령 만났다면 인종차별이다"라고 적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기껏 한국말로 질문 준비해온 외신기자에게 다시 한번 말해달라고 직접 정중하게 이야기할 수도 있음에도 자기 부하한테 반말로 '말귀를 잘 못 알아듣겠네'라며 결국 영어로 다시 질문하게 했다"며 "내가 저 기자였으면 분하고 속상해서 오늘 잠 못 잔다"고 했다. 

NK뉴스 소속 김정민 기자는 엑스에 "영상 속 기자는 우리 회사 CEO 채드 오캐럴"이라며 "저랑 한국어 질문 진짜 열심히 준비하고 연습도 많이 하고 갔다"고 적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제47대 미국 대통령 당선인도 지난 2018년 대통령 시절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일본 매체 닛폰TV 계열사인 닛폰뉴스네트워크(NNN) 소속 기자가 영어로 미국과 일본의 경제에 대해 묻자 "어디 출신이냐"며 말을 끊고 "당신이 하는 말을 정말 못 알아듣겠다"고 지적해 논란이 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