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열차 역시 이름 그대로 각종 화물 수송을 목적으로 하는데요. 요즘은 철도를 통한 물류 비중이 크게 줄어들었지만 1970년대까지만 해도 상당한 역할을 했었습니다.
코레일에 따르면 아직 도로망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던 1960년대에는 철도의 화물수송분담률이 40%를 넘었고, 특히 1966년에는 전체 물동량 수송의 47.3%까지 차지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경인·경부고속도로 등이 속속 개통하고, 정부의 도로수송 위주 정책(주도종철, 主道從鐵)으로 인해 그 위상이 많이 낮아지기 시작했는데요. 그나마 1970대까지는 김장철 배추 특별수송에 철도가 한몫을 하는 등 30%가량의 분담률은 유지했습니다.
1980년대 들어서면서 이 비율은 20%대로 더 떨어졌고, 현재는 1%를 겨우 넘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그래도 시멘트, 철강, 석탄, 컨테이너, 유류 등의 수송에는 여전히 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화물열차는 옮기는 화물의 종류에 따라 다양한 화차(물품 수송을 위한 전용철도 차량)를 사용하는데요. 이들 화차에 전기나 디젤로 움직이는 기관차를 연결해서 달리게 됩니다.
현재 코레일이 운영 중인 각종 화차는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총 6276량인데요. 이 중 4462량이 코레일 소유이고, 나머지 1814량은 기업 소유라고 합니다. 물론 이들 화차는 소유 여부와 상관없이 모두 코레일이 운행을 담당합니다.
종류별로 보면 화차 중에서 가장 많은 건 컨테이너 화차로 수출입용 컨테이너를 적재할 수 있도록 평평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2480량으로 전체 화차의 40%가량 됩니다.
탱크화차(조차)도 있는데 일반적으로 항공유 같은 기름 등 액체를 수송하기 위한 화차(유조화차)와 벌크 시멘트를 실어나르기 위한 화차(양회화차)로 구분합니다.
철강 수송을 위한 평판화차 역시 두 가지로 나뉘는데요. 건축자재나 파이프 제작 등에 쓰이는 열연코일을 수송하는 화차(일명 핫코일차)와 열연코일을 보다 매끄럽게 다듬은 냉연코일을 운반하는 화차입니다.
핫코일차는 뚜껑 없이 외부에 노출되는 반면 냉연코일화차는 먼지 등을 막기 위해 뚜껑을 씌우는 게 큰 차이입니다. 컨테이너, 철강이 아닌 레일이나 침목 등을 싣기 위해 평판만 설치된 일반 평판차도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궁금증이 생기는데요. 석탄이나 광석은 가루가 날릴 가능성이 있는데 왜 뚜껑이 없는 화차에 싣는 걸까요. 코레일에 따르면 포크레인이나 페이로더, 컨베이어벨트 등 여러 장비를 이용해 싣고 내리기 쉽게 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뚜껑이 있는 화차는 아무래도 이들 석탄이나 광석을 싣고 내리기 번거로울 듯하기도 한데요. 대신 운행 중에 분진이 날리는 걸 방지하기 위해 석탄이나 광석에 표면경화제를 뿌린다고 합니다.
표면경화제는 석탄류 등의 표면에 뿌리면 건조되면서 피막을 형성해 분진 등이 날리지 않도록 막아주는 표면코팅제라고 합니다. 물론 표면경화제 사용이 어려운 품목은 덮개를 씌운다고 하네요.
이렇게 수송한 석탄을 내리기도 쉽지 않은 작업인데요. 과거에는 사람이 직접 퍼 날랐고, 요즘은 포크레인 등으로 옮기긴 하지만 이보다 더 효과적인 방식이 있습니다.
바로 '카덤퍼(Car Dumper)'라는 장비를 이용해 무개차를 그대로 뒤집어서 석탄을 쏟아내는 방식입니다. 국내에는 도담역(충북 단양)과 괴동역(경북 포항)에 이 장치가 있다고 하는데요. 석탄사용이 많은 중국에서도 카덤퍼를 많이 사용한다고 합니다.
이 같은 화차 외에 차장차도 화차로 분류하는데요. 일반적인 화물열차에는 차장차를 붙이지 않지만, 무기나 위험물질 등을 운반하는 경우에는 차장차를 활용한다고 합니다.
그동안 비중이 많이 줄긴 했지만 친환경,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대표적인 녹색 대량수송 수단인 철도가 다시 한번 물류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회복하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