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오면 잠기는 강남역…'대심도 빗물터널' 1.4조 들여 짓는다

2022년 8월 서울 서초동 아파트 단지 앞에서 한 남성이 침수된 차량 위로 올라가 몸을 피하고 있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2022년 8월 서울 서초동 아파트 단지 앞에서 한 남성이 침수된 차량 위로 올라가 몸을 피하고 있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서울시는 강남역과 광화문, 도림천을 대상으로 한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구축사업을 본격 시작한다고 10일 밝혔다. 2022년 8월 시간당 100㎜ 이상 내린 폭우로 신림동 반지하 참사 사태가 발생하는 등 도심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하자, 오세훈 시장은 강남역 등 침수취약지역 6곳에 ‘대심도 빗물배수터널’을 설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심도 빗물배수터널은 지하 40~50m 깊이에 설치하는 거대한 터널로, 폭우가 올 경우 빗물을 모아 하천으로 서서히 방류해 도심 침수를 예방하는 시설이다.  

서울시는 2022년 9월 1단계 사업으로 강남역ㆍ광화문ㆍ도림천 일대에 빗물배수터널을 2027년까지 설치하고, 사당동ㆍ강동구ㆍ용산구 일대에 2032년까지 2단계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시행계획을 수립했었다. 하지만 공사비 상승으로 업체들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아 지난해 12월 입찰공고 이후 네 차례 유찰됐었다. 결국 수의 계약으로 강남역은 한신공영 컨소시엄, 도림천은 대우건설 컨소시엄, 광화문은 디엘이앤씨 컨소시엄이 맡았다. 총사업비는 1조3689억원이다.  

2022년 8월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침수 피해 현장을 방문, 현장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오른쪽은 오세훈 서울시장. 연합뉴스

2022년 8월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침수 피해 현장을 방문, 현장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오른쪽은 오세훈 서울시장. 연합뉴스

서울시는 지난달 30~31일 세 구역에 대한 설계적격심의를 진행한 결과, 각 사업의 기본설계와 우선시공분 실시설계에 대해 적격판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공사를 빠르게 추진하기 위해 실시설계를 하는 동안 우선시공분 공사부터 다음 달에 시작한다. 이후 실시설계 적격심의와 경제성 검토 등을 거쳐 본 공사 계약을 체결하고 본격 공사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2030년 완공이 목표다.  

우선시공분 공사는 강남역 반포IC램프 교통섬 녹지공간과 광화문 적선 버스 공영주차장에서 가시설ㆍ굴착 공사를 한다. 도림천도 2호선 신대방역 인근 보라매공원 남문에서 가시설ㆍ굴착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김창환 서울시 기술심사담당관은 “이상기후로 인한 도심 침수를 예방하고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앞으로 진행되는 설계 및 공사 과정을 철저하게 검증ㆍ관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