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들의 소셜미디어(SNS) 사용이 중독 및 각종 범죄로 이어지면서 국가와 기업들은 자체 보호망을 강화하고 있다. 호주는 세계 최초로 청소년의 SNS 이용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만들기로 했고, 인스타그램·페이스북을 운영하는 메타는 전 세계 청소년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무슨 일이야
호주가 추진하는 청소년 SNS 금지법이 시행되면, 보호자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16세 미만 청소년은 SNS 계정을 사용할 수 없다. 만약 이들이 인스타그램·페이스북·엑스(X)·틱톡 등 SNS를 사용할 경우, 책임은 보호자가 아닌 SNS 기업에 지운다. 호주 정부는 기업이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접근을 막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했는지 점검하고,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벌금을 부과할 예정이다.
배경은
메타, ‘10대 계정’ 도입
메타는 18세 미만 청소년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하는 ‘10대 계정(Teen account)’을 미국·캐나다·영국·호주 등 4개국에 지난 9월부터 도입했다. 비공개인 10대 계정은 팔로워가 아닌 사람이 콘텐트를 보거나 DM(개인 메시지)을 보낼 수 없다. 또 알고리즘이 선정적·폭력적 또는 자살·자해에 관련한 콘텐트를 추천하지 않는다.
한국에는 내년 1월부터 ‘10대 계정’이 적용된다. 국내 시행을 앞두고 지난 5일 서울 강남구의 메타코리아 오피스를 찾은 프리앙카 발라 아시아태평양 안전 정책 총괄은 “수년 간의 연구를 통해 같은 10대라도 연령에 따라 정신 발달 정도가 다르다는 인사이트를 얻었다”면서 “13~15세와 16~17세 연령대별로 안전성 정책을 다르게 적용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16세 미만이 10대 계정 설정을 끄려면 보호자의 허락이 있어야 하지만, 16세 이상은 스스로 10대 계정 설정을 끌 수 있다. 다만 보호자들은 언제든 감독 기능을 켜고 이들의 사용 시간 등을 제한할 수 있다.
해결해야 할 것들
의도적으로 연령을 속여 10대 계정 등 청소년 보호 방안을 우회하는 경우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발라 총괄은 “‘성인 분류기(Adult Classifier)’라는 자체 소프트웨어 기술로 이용자의 프로필·팔로워 목록, 상호작용 행태 등을 확인해 연령을 추정할 수 있다. 일례로 생일 축하한다는 게시물을 통해 이용자의 연령을 예측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또 “기존 연령을 바꾸려고 할 때 AI 얼굴 인식 기술을 도입하는 것도 고려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희정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연령 확인은 다양한 기술로 보완이 가능하겠지만, (데이터) 프로파일링 등 프라이버시 침해라는 딜레마적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염두해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