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한파는 옛말” 봄 같은 수능 시험일, 올해도 우산 챙겨야

지난해 11월 16일 치러진 2024학년도 수능 시험일에 수험생들이 고사장을 빠져나와 우산을 든 가족을 만나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16일 치러진 2024학년도 수능 시험일에 수험생들이 고사장을 빠져나와 우산을 든 가족을 만나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날에 한파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20도 안팎의 봄 같은 날씨 속에 전국 곳곳에 비가 내릴 전망이다.

기상청은 낮 최고기온이 전국 최고 22도까지 오르는 등 따뜻한 날씨가 이번 주 초에 이어진다고 11일 예보했다. 수능 시험이 열리는 14일도 평년보다 4~8도 높은 따뜻한 날씨가 예상된다. 다만 일교차가 10도 이상 크고, 오후 들어 전국에 비 예보가 있다. 기상청은 “수험생은 여러 벌의 얇은 겉옷과 우산을 챙겨 집을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일교차 10도 이상 “컨디션 관리 유의”

수능일 아침 최저기온은 서울 11도, 대전 9도, 부산 13도 등 전국 대부분 지역이 10도 내외로 평년보다 높다. 한낮에는 서울 17도, 남부지방은 19~22도, 제주 23도로 봄 같이 포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가장 서늘한 곳은 춘천으로 낮 최고기온 15도로 예상된다. 다만 지역에 따라 일교차가 10도 이상 심하게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컨디션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사흘 앞둔 11일 오전 세종시 한 인쇄공장에서 인수책임자와 관계자들이 수능 문제지와 답안지가 전국 시험지구로 배부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사흘 앞둔 11일 오전 세종시 한 인쇄공장에서 인수책임자와 관계자들이 수능 문제지와 답안지가 전국 시험지구로 배부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수능일 오후에는 기압골이 지나가면서 우리나라 북서쪽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해 전국으로 확대할 전망이다. 14일은 중기예보 기간으로 구체적인 강수량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12일부터 기상청 강수 예보가 구체화할 전망이다.


이번 주 바다의 풍랑도 대체로 높지 않아 해상교통 이용에 큰 문제는 없겠지만, 남해안과 동해안 도서 지역의 수험생은 수능일 전후로 다소 높아지는 파고에 유의해야 한다. 13일 동풍이 강해지면서 남해와 동해 먼바다 물결의 높이가 최고 2.5m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수능일 비가 지나간 이후 바다의 풍랑이 거칠어질 수 있어 해상 이동 계획을 수립할 때 참고해야 한다. 기상청은 15일까지 전국 1282개 시험장별 육상, 바다 예보를 포함한 기상정보와 실시간 지진정보를 기상청 날씨누리(www.weather.go.kr)를 통해 제공할 계획이다.

수능 한파, 점차 만나기 어려워질 듯

앞으로는 수능 한파를 보기는 점점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능이 치러지는 11월 기온이 점차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24도 가까이 오르는 등 포근한 날씨를 보인 3일 오후 서울 중구 덕수궁 돌담길에 단풍이 물든 가운데 시민들이 늦가을 정취를 즐기고 있다. 뉴스1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24도 가까이 오르는 등 포근한 날씨를 보인 3일 오후 서울 중구 덕수궁 돌담길에 단풍이 물든 가운데 시민들이 늦가을 정취를 즐기고 있다. 뉴스1

수능일 기온을 분석한 결과, 도입 초기인 1990년대(1993~1999년) 수능일 전국 평균 최저기온은 2.3도였다. 수능 한파가 가장 크게 맹위를 떨쳤던 1998년에는 서울 최저기온이 -5.3도, 최고기온도 0.7도에 불과해 종일 영하권 날씨에서 시험이 치러졌다.

2000년대 들어서는 평균 최저기온이 4.1도로 2도 가까이 올랐고, 최근 3년 동안은 약 6.3도를 기록할 정도로 더 따뜻해졌다. 올해 수능일 기온은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수능 날 전국에 비가 내리는 것도 드문 경우다. 수능 시험이 시작된 1993년부터 2022년까지 전국적으로 비가 내린 적은 없었다. 지난해 처음으로 전국에서 5~15㎜ 수준의 비가 내렸고, 교육 당국은 영어 듣기 평가 중에 천둥이 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했다.

민간 기상업체 케이웨더의 이재정 예보부장은 “수능일에 북쪽의 차가운 공기가 내려오면 영하권의 추운 날씨가 나타날 수도 있겠지만, 11월 중 추운 날보다 따뜻한 날이 많아지면서 수능 한파가 나타나는 빈도는 차츰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