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는 10일 마무리 투수 김원중(31)과 4년 최대 54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54억원 중 보장금액이 무려 44억원이다. 롯데가 내세운 조건이 가장 좋은 건 아니었다. 복수 구단이 김원중의 의사를 물었고, 롯데보다 더 많은 금액을 제시하기도 했다. 김원중이 친정팀에 남고 싶은 의지가 강해 빨리 계약이 마무리됐지만, 물밑 경쟁이 치열했다.
11일 LG 트윈스는 구원투수 장현식(29)과 기간 4년, 총액 52억원(계약금 16억원·연봉 36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장현식은 2021년 홀드왕에 오르는 등 최근 4시즌 동안 81홀드를 올렸다. 보상등급이 B등급이라는 점과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원소속팀 KIA는 물론 준우승팀 삼성 라이온즈까지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계약 총액을 보장금액으로 내세운 LG가 장현식을 붙잡는 데 성공했다.
올 시즌 전까지만 해도 두 투수가 대형 계약을 맺을 것이란 예상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KBO 이사회를 통해 내년부터 샐러리캡(경쟁균형세)을 상향하면서 돈을 쓸 수 있는 상황이 됐다. 게다가 올 시즌 대다수 팀들이 불펜 운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타구투저가 심했는데, 특히 리그 평균 구원투수 평균자책점은 4.27에서 5.16으로 치솟았다. '수요'가 늘어나니 자연스럽게 '가격'도 올라갔다.
다른 구원투수들도 호황이다. 롯데 셋업맨 구승민(34)은 김원중과 같은 날 2+2년 총액 21억원에 사인했다. 내년에 FA가 되면 C등급이라 1년 재수가 유력했지만, FA를 선언했고 나쁘지 않은 계약을 맺었다. 올해 성적 부진으로 연봉은 삭감(4억5000만원→3억원)됐으나, 계약금(3억원)과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6억원)가 있어 사실상 동결, 혹은 소폭 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