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전지훈련 기간 술을 마시고 이성 후배에게 성적 가해를 한 혐의로 3년 자격 정지 징계를 받은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전 국가대표 이해인이 지난 8월 29일 오후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재심의가 열리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 들어서며 취재진에게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후배 성추행 혐의를 받는 피겨 스케이팅 이해인(19)이 선수 자격을 일시적으로 회복했다. 법원이 이해인에 대한 대한체육회의 자격정지 징계 효력을 정지하면서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은 이해인이 낸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을 이날 인용했다. 이해인은 지난 8월 2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이하 공정위) 재심의에서 대한빙상경기연맹의 3년 자격 정지 징계가 확정되자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했다.
법원의 가처분 인용에 따라 이해인은 오는 28일 경기도 의정부 실내빙상장에서 열리는 2024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회장배 랭킹대회에 나설 예정이다. 이해인은 "국가대표 선수로서 부적절한 처신을 한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마지막 기회를 주신 만큼 앞으로 두 번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게 훈련에만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효력정지 가처분이 인용된 것과 별개로 징계 무효 확인 본안 소송은 진행 중이다. 이해인 측은 본안 소송을 통해 성추행 관련 오명을 벗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3일 경기 의정부실내빙상장에서 열린 2023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회장배 랭킹대회 프리 스케이팅 여자 시니어에서 이해인이 연기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지난 5월 이탈리아 바레세에서 진행된 국가대표 전지훈련 기간 동료 선수와 숙소에서 음주하고, 후배 선수 A에게 성적 행위를 한 이해인에게 3년 자격정지 중징계를 내렸다. 이성 선수의 숙소를 찾은 A는 견책 처분했다.
그 뒤 이해인은 자신과 A가 나눈 SNS 메시지 등을 근거로 후배 성추행 혐의를 적극 반박했다. 'A와 연인 관계였다'는 취지다. 이해인은 "연맹 조사 단계에서는 교제 사실을 밝힐 수 없었고, (성적 행위는) 연인 사이에 할 수 있는 장난이나 애정 표현이라고 생각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해인은 공정위 재심의에서 "피겨 선수로서가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 성추행범이라는 누명을 벗고 싶다"며 "국가대표 전지훈련 기간 음주와 연애를 한 것을 반성한다. 평생 뉘우치겠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피해 선수 연령 등을 고려해 이해인에게 내린 연맹 징계가 적절하다고 보고 3년 자격정지 징계를 확정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