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의심 차량과 추격전을 벌이다가 사망사고에 연루된 이른바 '음주운전 헌터' 유튜버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이 기각됐다.
13일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광주지방법원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협박) 혐의를 받는 최모(41)씨에 대해 경찰이 신청,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증거 인멸의 염려가 없어 현 단계에서 구속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게 기각 사유다.
최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날 오전 열렸다. 모자나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얼굴을 드러낸 그가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는 모습은 다른 유튜버에 의해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영장실질심사 종료 후 경찰 호송차에 오르기 전 그는 '사적제재가 정당하다고 생각하느냐' 등 취재진 질문이 이어지자 수갑이 채워진 손으로 방송기자의 무선마이크를 밀어내는 등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유튜버로 활동하는 최씨는 지난 9월 22일 오전 3시 50분쯤 광주 광산구 산월동 한 도로변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사망 사건의 원인을 제공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사건 당일 최씨는 30대 중반 남성 A씨가 몰던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음주운전 의심 차량으로 경찰에 신고한 뒤 추격 장면을 유튜브에서 생중계했다. 추격에는 최씨의 구독자들이 운전하는 차량 2대도 합류했으며 이들에게 쫓기던 A씨는 주차된 대형 화물차를 들이받고 숨졌다.
경찰은 최씨가 주도했던 추격전과 A씨의 사망 사고 간 연관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경찰이 신청하고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의 사유에는 최씨의 다른 범죄 혐의도 포함됐다. 최씨는 지난 8월 광주 한 숙박업소 주차장에서 음주운전 의심 운전자를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차량에서 내리지 못하도록 한 혐의(감금)도 받고 있다.
최씨는 지난해 12월 음주 사실이 없는 운전자의 차량을 도로에서 멈춰 세운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기도 했다. 지난 1월에는 광주 한 유흥가에서 음주운전 적발 현장을 유튜브로 중계하다가 구독자와 운전자 간 폭행 사건의 빌미를 제공해 논란을 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