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우리은행은 “조 행장이 조직 쇄신을 위해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이사회에 밝혔다”면서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자추위)에도 은행장 후보 ‘롱 리스트(1차 후보군)’에서 자신을 제외하고 후임 은행장을 선임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했다. 조 행장은 이날 열린 정기 임원 회의에서도 “마무리를 잘하는 것도 리더의 역할”이라며 사실상 연임 포기 의사를 전했다.
원래 조 행장은 연임 의사가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친인척 부당 대출 사태와 관련해, 검찰이 조 행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면서 연임 의사가 꺾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조 행장 등 현 경영진이 부당 대출 과정을 인지하고도 금융 당국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실제 22일 우리금융 이사회도 피의자 신분이 된 조 행장의 연임이 불가능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차기 은행장 후보는 ▶김범석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 부행장 ▶박장근 우리금융그룹 리스크관리부문 부사장(은행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 겸임) ▶이정수 그룹 전략부문 부사장 ▶정진완 은행 중소기업그룹 부행장 ▶조병열 은행 연금사업그룹 부행장 ▶조세형 은행 기관그룹 부행장(이상 가다나순) 6명으로 좁혀진 것으로 알려졌다.
6명의 후보군 중 김범석 부행장과 박장근 부사장, 조세형 부행장은 상업은행 출신이고, 이정수 부사장과 정진완·조병열 부행장은 한일은행 출신이다. 이 때문에 자추위에서 상업·한일은행 출신을 일부로 동수로 해 안배해 후보군을 추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후보군 6명 모두 50대로 조 행장(1965년생)보다 상대적으로 젊다.
자추위는 별도의 롱 리스트나‘숏 리스트(2차 후보군)’ 공개 없이 최종 후보를 발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발표 시점은 28일이나 29일이 유력하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이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부당 대출 사태와 관련해 우리은행 정기 검사를 29일까지로 연장한 점은 변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