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금리 25개월 만에 최대 폭 올라…예대금리차 또 벌어졌다

가계대출 금리가 2년1개월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압박에 은행권이 일제히 가산금리를 올리면서 가계대출 평균 금리가 3개월 연속 높아졌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10월 가계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4.55%로 전월(4.23%)보다 0.32%포인트 올랐다. 8월(+0.02%포인트), 9월(+0.15%포인트)에 이어 상승세를 유지했고, 2022년 9월(+0.39%포인트) 이후 2년1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가계대출 가운데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3.74%에서 4.05%로 0.31%포인트 올랐다. 역시 3개월 연속 상승세이며 2022년 9월 이후 최대 오름 폭이다. 다만 신용대출 금리는 연 5.86%로 0.01%포인트, 기업대출 금리는 연 4.71%로 0.06%포인트 하락했다.  

김민수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고정금리 주담대의 지표 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가 상승한 데다, 은행들이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가산금리를 인상한 데 따른 영향”이라며 “다만 신용대출의 경우 지표금리(대출) 은행채 단기물의 금리가 떨어지면서 같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금리 전망과 관련해서는 “가산금리 인상 효과가 11월에 이어지겠지만, 은행채 5년물 금리 등이 이달 들어 하락한 만큼 지켜봐야 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예금 금리는 하락했다. 지난달 저축성수신금리는 전월 대비 0.03%포인트 하락한 연 3.37%로, 한 달 만에 하락 전환했다. 정기예금 금리가 0.04%포인트 하락하면서 순수저축성 예금 금리가 연 3.41%에서 연 3.37%로 내렸고, 시장형금융상품도 연 3.36%에서 연 3.34%로 하락했다.


이에 신규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1.30%포인트로 전월보다 0.08%포인트 커졌다. 이는 9월(1.22%포인트) 이후 2개월 연속 확대다. 잔액 기준으로는 2.22%포인트로 0.02%포인트 줄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에도 대출금리는 오르고, 예금금리는 내리는 현상이 이어지며 과도한 예대금리차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정부가 은행권의 ‘이사 장사’를 조장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와 관련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최근 “시간이 지나면 대출금리가 내려갈 것으로 생각한다. 기준금리를 내렸음에도 (수신금리와 달리) 기존 대출금리에 하락세가 반영이 덜 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빨리 반영되도록 점검하고 은행과 협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