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국내 백화점 중 처음으로 연매출 3조원을 2년 연속 달성했다. 사진 신세계백화점
지난해 국내 백화점 중 처음으로 단일 점포 연 매출 3조원을 넘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올해는 11개월만에 매출 3조 고지를 조기 달성했다. 올해 첫 매출 3조를 노리는 롯데백화점 잠실점과의 경쟁에서 한발 앞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28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강남점은 이날 올해 누적 3조원을 돌파했다. 강남점은 매출 규모가 전국 1위이기도 하지만, 매출 증가율도 8.6%로 전국 13개 신세계백화점 점포 중 가장 높았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 점포 수는 많지 않아도 광역 상권의 랜드마크로 키워 1등 점포에 집중한 전략이 큰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 파크'가 한 달 만에 누적 방문객 140만명을 기록했다고 신세계백화점이 밝혔다. 사진 연합뉴스
신세계 강남점의 매출 성장에는 올해 식품관과 식당가를 전면 리뉴얼해 고객 저변을 크게 넓힌 게 결정적이었다. 지난 2월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 파크를 개장한 데 이어, 6월에는 미식·예술 공간과 VIP 쇼핑 시설을 갖춘 복합문화공간 ‘하우스 오브 신세계’를 단장해 문을 열었다. 이같은 시도는 외국인과 신규 고객을 강남점으로 유입시키는 데 효과적이었다. 올해 강남점에서 처음 상품을 구매한 고객은 전년 대비 25% 늘었다. 9개월간 누적 950만명이 다녀간 스위트 파크는 20~30대 외국인 고객들의 여행 코스로도 자리 잡았다. 신세계 강남의 외국인 고객 수는 전년 대비 310% 성장했다. 특히, 스위트 파크와 하우스 오브 신세계 방문자의 70%가 의류나 화장품 등 다른 카테고리에서도 물건을 구매해, 이들의 매출 견인 효과가 컸다.
올해 소비 심리 침체로 백화점 명품 시장의 성장은 둔화했지만, 살 사람은 산다는 것도 확인됐다. 신세계 강남점이 지난 6월 남성 명품관을 기존 1100평 규모에서 2100평 규모로 두 배 늘린 이후 6개월 매출을 보니,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8%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이후 최근 4년 간 최고 수준의 성장률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국내 최대 규모의 남성 명품관으로 규모를 키운 이후 강남점 전체 매출 성장을 이끌어내, 규모 확대의 성과를 확인했다”라고 설명했다.
2년 3조 달성 신세계, 3조 클럽 입성 앞둔 롯데
올해 처음으로 매출 3조 클럽 입성을 노리는 롯데백화점 잠실점의 추격도 매섭다. 롯데 잠실점은 프리미엄 콘텐트를 강화하고, 인근 롯데월드타워와 석촌호수 부근에 포진한 롯데의 쇼핑 인프라를 활용해 소비자를 백화점으로 유인하는 전략을 펼쳐왔다. 지난 3월에는 국내 최초로 루이비통 ‘LV 다이아몬드 컬렉션’을 유치했고 이달 29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는 ‘하이 주얼리 페어’를 열어 연말을 맞아 고급 보석 및 시계류 판매를 강화한다. 올해에만 300회가 넘는 팝업 행사를 열기도 했다. 롯데 잠실점의 상반기 매출은 1조4795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상승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연내에 3조 매출 달성은 무난하게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