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샘비대증, 소변 배출 힘들어져
요도염은 남성, 방광염은 여성 질환
전문의 상담 통해 맞춤 치료 받아야
우선 전립샘비대증은 요도를 둘러싼 전립샘이 노화함에 따라 커지면서 물리적으로 요도를 압박해 소변 배출이 원활하지 않게 되는 질환이다. 반면에 요도염과 방광염은 질환명에서 유추할 수 있듯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질환이다. 한림대성심병원 비뇨의학과 오철영 교수는 “호흡기 질환으로 치면 전립샘비대증은 기관지 천식이나 기관지 확장증처럼 기능이 안 좋아서 생기는 병이라면, 요도염·방광염은 감기나 폐렴 같은 염증성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전립샘비대증은 서서히 진행되고 요도염·방광염은 급성으로 나타난다.
세 질환 증상·원인 겹치면서도 달라
보통 남성은 여성에 비해 요도가 길다는 신체적 차이 때문에 감염에 취약한 부위가 달라 보통 요도염은 남성 질환, 방광염은 여성 질환으로 불린다. 오철영 교수는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똑같이 침입하더라도 남성은 요도가 길고 전립샘이라는 기관이 있어 방광까지 가지 못하고 요도에 침착해 요도염이 잘 걸리는 반면, 여성은 요도가 짧아 방광염이 잘 생긴다”고 말했다.
같은 감염이더라도 요도염과 방광염은 발생 원인에서 차이를 보인다. 요도염은 성전파성 질환이다. 성관계로 인해 전염되는 질환이라는 의미다. 방광염도 성관계가 감염 경로 중 하나다. 하지만 타인이 원인으로 작용하진 않는다. 오 교수는 “성행위 과정에서 질 분비액과 본인이 갖고 있는 항문 주변의 대장균이 섞여 요도 안으로 침범했을 때 방광염이 생긴다. 따라서 요도염과 달리 방광염은 성전파성 질환은 아니다”며 “여성에게 성전파성 질환은 방광염이 아닌 질염”이라고 설명했다.
가벼운 질환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얼마든지 심각해질 수 있는 질환이다. 전립샘비대증은 치료하지 않고 악화하면 소변이 아예 배출되지 않는 급성 요폐색으로 진행하고 결국 방광과 신장이 망가져 투석을 받게 될 수도 있다. 방광염은 감염이 신장까지 번져 신우신염으로 악화할 수 있고, 감염에 취약한 당뇨병 환자나 면역저하자의 경우 패혈증까지 가기도 한다. 오 교수는 “실제로 전립샘비대증으로 급성 요폐색이 와서 응급실로 실려 오는 환자도 있고, 급기야 소변을 아예 못 봐 투석하는 경우도 있다”며 “감기를 방치하면 폐렴이 되듯 방광염을 방치하면 신우신염으로 번지고 잘못하면 패혈증까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불씨가 작을 때 잡는 게 최선이다. 세 질환 모두 치료는 어렵지 않다. 먼저 전립샘비대증은 먹는 약(5-알파 환원효소 억제제, 알파차단제)부터 커진 전립샘을 단단히 묶어 소변길을 확보하는 전립샘결찰술(유로리프트), 요도를 압박하는 전립샘 조직을 절제하는 수술(레이저, 워터젯로봇수술 등) 등 다양하다.
단, 만능인 치료법은 없어서 비뇨의학과 전문의 상담을 통해 질환의 정도, 전립샘 크기, 나이, 환자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한 최적의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요도염 성전파성, 배우자도 치료해야
예방과 관리도 중요하다. 전립샘비대증은 조기 발견을 위해 건강검진 시 전립샘 초음파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초음파로 전립샘 크기를 잴 수 있는 검사다. 오 교수는 “45세 이상의 배뇨 증상이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건강검진 항목에 전립샘 초음파 검사를 선택해서 받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방을 위해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와 과일을 많이 섭취하되 동물성 지방이 많이 포함된 음식, 고카페인·고당 음료 섭취는 줄이고 유산
소 운동을 하는 게 좋다. 방광염은 성관계 후엔 바로 소변을 보는 습관이 예방에 도움되고, 방어막을 없애는 과도한 질세정제 및 살정제 사용은 피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