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에 따르면, 경총이 30인 이상 기업 239개사 최고경영자(CEO)와 임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5.7%가 내년 경영계획을 수립했고 이 중 49.7%는 내년 경영계획 기조를 ‘긴축 경영’이라고 답했다. 내년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현상 유지’와 ‘확대 경영’을 택한 비율은 각각 28.0%, 22.3%였다.
기업들이 긴축 경영을 하겠다고 답한 비율은 2018년 조사(50.3%) 이후 가장 높았다고 경총은 설명했다. 긴축 경영을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 묻자 ‘전사적 원가절감’이 66.7%로 가장 많았고, ‘인력 운용 합리화’(52.6%), ‘신규 투자 축소’(25.6%) 순으로 답이 나왔다.
긴축 경영을 택한 비율은 300인 이상 규모 기업(61.0%)이 300인 미만 규모 기업(45.7%)보다 15.3%포인트나 높았다. 대기업이 중소기업보다 현 경제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뜻이다. 300인 이상 기업의 긴축 경영 응답은 2015년 조사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았다.
내년 투자계획을 묻는 말엔 39.5%의 기업이 투자를 축소할 것이라고 답했다. ‘올해 수준으로 투자’(35.0%,), ‘투자 확대’(25.5%)가 뒤를 이었다. 투자를 축소한다는 응답 비율도 300인 이상 기업(58.5%)이 300인 미만 기업(32.8%)보다 25.7%포인트 높았다. 내년 채용계획은 ‘올해 수준’이라는 응답이 44.6%로 가장 많았다. ‘채용 축소’는 36.9%, ‘채용 확대’는 18.4%였다.
경총은 “긴축경영 기조, 투자 축소, 채용 축소 모두 대기업(300인 이상)이 중소기업(300인 미만)보다 높게 나타났다”며 “최근 어려운 경제환경에 대해 대기업이 매우 엄중하게 판단하고 있음을 반영한 결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82%, “트럼프 행정부의 한국 경제 영향, 부정적”
기업들이 전망한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은 평균 1.9%로 집계됐다. 앞서 한국은행은 1.9%,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국제통화기금(IMF)는 2.0%로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전망했다. 국내 경기 회복세가 본격 시작하는 시점에 대해서는 응답 기업 중 59.8%가 ‘2026년 이후’라고 답했다. ‘2025년 하반기’라고 답한 비율은 28.0%였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내수부진, 높은 인건비 부담과 함께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대외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서 기업들, 특히 대기업의 ‘긴축경영’ 기조가 크게 높아졌다”며 “내년도 경기상황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기업이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유인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