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가전 구독 상품을 출시했다. AI 가전의 대중화와 함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소유보다 구독’ 가전 시장에서 맞붙게 됐다.
1일 삼성전자는 소비자가 TV·냉장고·세탁기·청소기 같은 가전제품을 월 구독료를 내고 일정 기간 사용하는 ‘AI 구독클럽’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특히 대상 제품의 90%는 AI를 탑재한 가전이다. 삼성전자는 소비자들이 최신 제품을 부담 없는 가격에 사용할 수 있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최고 사양 일체형 세탁건조기 제품 ‘비스포크 AI 콤보’의 판매가는 619만원이지만 AI 구독클럽에 가입하면 월 10만3000원대에 이용할 수 있다(60개월 기준, 삼성닷컴).
구독료는 소비자가 원하는 서비스에 따라 달라진다. ‘올인원’ 요금제는 제품과 품질보증기간이 지나도 제공하는 무상수리 서비스, 방문 케어, 셀프 케어 등을 결합해 제공한다. 전용 ‘AI 구독클럽 삼성카드’로 최대 60개월 구독하며, 전월 카드 사용 실적에 따라 구독료가 줄어든다. 구독 기간이 끝나면 기기는 소비자가 소유할 수 있고, 구독 중간에 해지하면 기기를 반납하고 해약금을 내야 한다.
‘스마트’ 요금제는 제품에 더해 무상수리나 케어 서비스를 각각 선택하고 이용 기간도 36개월이나 60개월로 선택할 수 있다. 이미 제품을 보유한 고객이 제품 점검과 소모품 교체, 내외부 청소와 같은 케어 서비스만 구독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AI 구독클럽 고객에게 월간 ‘AI 진단서’도 정기 발행한다고 밝혔다. 사물인터넷(IoT) 서비스인 스마트싱스의 AI 기능을 활용해 기기 사용 패턴과 에너지 사용량, 현재 기기 상태 진단 등을 매월 구독 고객에게 무료로 제공한다.
이번 출시로 삼성전자는 이미 가전 구독 시장에서 매출 1조원을 넘긴 LG전자와 맞대결을 시작한다. 글로벌 가전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중국 가전업체의 중저가 시장 공세가 거센 가운데, 양사는 AI 가전과 구독으로 활로를 찾으려 한다. 특히 월간 구독으로 초기 진입 장벽을 낮추고, 음원·동영상 등 구독료 지불에 익숙한 젊은 소비자층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LG전자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회사의 구독 사업 매출은 누적 1조2386억원에 달하며, 올해 가전 매출 중 구독 비중도 20%를 넘어설 전망이다. LG전자는 구독 제품에 가전에 이어 TV와 노트북 컴퓨터, 로봇도 추가했으며 말레이시아와 대만 등 해외 시장에서 구독 사업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