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 경북 울진 죽변초등학교에서 지진 발생을 상정한 재난 대피 훈련에 '세이프 캡틴'(safe captain)으로 참여한 최예린(12·6학년)양은 "지진이 났을 때 친구들을 지켜주는 역할을 맡은 만큼 안전모를 잘 쓰고 대피를 잘 시켜줘야겠다"고 말했다.
경북 울진은 지난 2004년 진도 5.2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했던 곳이다. 학생들은 아동안전교육 전문강사의 안내에 따라 재난 대처요령 교육을 받고 어린이용 재난 안전모를 펴서 쓰는 방법을 차례로 익혔다.
학생들이 쓴 경(輕)안전모는 접을 수 있어 다 접으면 높이가 5㎝가량으로 수납이 편리하고 무선인식 태그(RFID)가 부착돼있어 실종 사고가 발생한 경우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죽변초 김소연(11·5학년)양은 "평소 지진 대비 훈련을 할 땐 가방을 뒤집어쓰고 운동장에 걸어 나왔는데, 안전모가 있어서 너무 든든하다"고 했다.
일정 높이에서 뾰족한 추를 떨어뜨리는 관통 테스트를 거쳐 까다로운 CE 인증을 받았고, 머리 부분뿐 아니라 목도 보호할 수 있다. 아이들이 쓰는 만큼 인체에 무해한 성분으로 제작했고, 올해 지급한 안전모엔 비상 호루라기도 내장했다.
김병학 플랜코리아 본부장은 "아동에게 적합한 경안전모를 제작해 보급하고 아동 눈높이에 맞춘 재난 안전교육을 통해 아동 스스로 안전의 주체로 재난 발생 시 피해를 예방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사회공헌 사업에는 현대건설, 건설사업사회공헌재단, 시큐어메딕이 동참했다. 죽변초 재난 안전교육을 맡은 강명선 한국아동청소년 강사는 "학교에서 지진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책상 밑으로 들어가 머리와 몸을 보호한 다음 진동이 멈추면 신속하게 건물 바깥으로 대피해야 한다"고 했다. 세이프 캡틴 이강산(11·5학년)군은 "지진이 날 땐 지진과 함께 화재가 딸려 온다는 것도 재난 교육을 통해 알게 됐다"고 말했다.
양기창 죽변초 교장은 “방사능, 지진 화재 대피 훈련을 여러 차례 해왔지만, 안전모가 부족해 불편한 점이 많았다”며 “플랜코리아에서 제공해준 경안전모와 구조 손수건이 큰 도움이 된다. 각종 재난으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할 수 있는 훈련을 지속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