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불나면 최단 경로 찾는다…전북소방본부 '지능형 출동' 실험

전북특별자치도소방본부가 3일 오전 전북자치도청 종합상황실에서 소상공인진흥공단 광주호남본부와 전통시장 화재 안전망 구축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한 뒤 이오숙 전북소방본부장과 이도열 소상공인진흥공단 광주호남본부장 등 양측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전북특별자치도소방본부

전북특별자치도소방본부가 3일 오전 전북자치도청 종합상황실에서 소상공인진흥공단 광주호남본부와 전통시장 화재 안전망 구축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한 뒤 이오숙 전북소방본부장과 이도열 소상공인진흥공단 광주호남본부장 등 양측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전북특별자치도소방본부

소상공인진흥공단과 업무 협약 

전통시장에서 불이 나거나 재난이 발생하면 소방당국은 화재 진압을 비롯해 구조·구급 활동에 어려움을 겪기 일쑤다. 점포가 밀집해 있는 데다 통로가 미로처럼 복잡하기 때문이다. 이런 구조적 한계로 인한 화재 위험을 줄이기 위해 전북특별자치도소방본부가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사고 현장까지 최단 경로를 찾아 출동하는 실험에 나섰다.

전북소방본부는 3일 전북자치도청에서 소상공인진흥공단 광주호남본부와 전통시장 화재 안전망 구축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고, 4차 산업 기반 '지능형 출동 시스템 시범사업'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능형 출동 시스템은 시장 내 도로와 개별 점포 등 공간 정보를 전자 지도로 구축한 뒤 이를 소방 출동 시스템과 연계해 재난 발생 시 사고 현장에 최단 경로로 신속히 도달해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돕는 게 핵심이다.

지능형 출동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은 전국에서 처음이다. 첫 시범사업 대상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전주 남부시장 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전주 남부시장은 연간 1000만명 이상이 찾는 전주 한옥마을 인근에 있다. 조선 시대 전주읍성 남문인 풍남문(보물 308호)과 맞닿아 있으며, 주변에 경기전(慶基殿)·전동성당 등 관광 명소가 즐비하다. 이도열 소상공인진흥공단 광주호남본부장은 "협약에 필요한 예산은 전액 공단에서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두 기관은 화재 예방 협업 시스템 구축과 자율소방대 활동 지원 등에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공단이 주관하는 전통시장 합동 점검 시 소방본부는 사후 조치 여부 등을 살피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점포는 공단에서 소화기 등 소방용품을 지원할 계획이다.

3일 전통시장 화재 안전망 구축을 위한 업무 협약식 이후 김관영 전북자치도지사가 집무실에서 박성효(지사 오른쪽)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 이오숙 전북소방본부장 등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 전북특별자치도소방본부

3일 전통시장 화재 안전망 구축을 위한 업무 협약식 이후 김관영 전북자치도지사가 집무실에서 박성효(지사 오른쪽)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 이오숙 전북소방본부장 등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 전북특별자치도소방본부

이오숙 "화재 없는 전통시장 만들 터" 

소방본부는 시장 상인이 주도하는 자율소방대 재난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찾아가는 소방 교육·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또 매월 둘째 주 수요일마다 '안전하기 좋은 날' 캠페인도 도울 방침이다. 공단은 겨울철 심야 시간대 화재 예방 순찰과 철시(시장 문을 닫음) 전 안전 점검 등 자율소방대 활동에 필요한 방한 조끼·장갑 등 물품을 지원하기로 했다.


협약식 이후 김관영 전북자치도지사는 박성효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앞으로 이 사업을 전국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김 지사는 "이번 협약이 전통시장뿐 아니라 지역 경제와 사회 안전망을 한층 더 강화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오숙 전북소방본부장은 "화재 없는 전통시장을 만들기 위해 소방시설 유지 관리와 화재 예방 대책을 추진하고, 정책 발굴에도 힘쓸 것"이라고 했다.

한편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현재 도내 전통시장은 상설시장 26개를 포함해 총 59개다. 이 중 사물인터넷 기반 화재 알림 시설(감지기)이 설치된 시장은 19곳, 의용소방대가 있는 시장은 7곳이다. 사물인터넷 기반 감지기는 무선 형태로 연기·온도 등 다양한 화재 조건을 감지해 자동으로 119종합상황실과 상인에게 실시간으로 통보하는 시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