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승 목표" 국내 최고 투수 바라보는 LG 손주영

LG 트윈스 왼손투 손주영. 뉴스1

LG 트윈스 왼손투 손주영. 뉴스1

"15승, 그리고 160이닝이 목표입니다." 성공적인 선발 안착에 성공한 LG 트윈스 손주영(26)이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에이스'의 상징인 15승을 목표로 세웠다.

올해 LG 최고 소득은 좌완 파이어볼러 손주영의 성장이었다. 프로 8년차인 손주영은 올해 9승 10패 1홀드 평균자책점 3.79을 기록했다. 큰 부상 없이 28경기에 나서면서 규정이닝을 살짝 넘긴 144와 3분의 2이닝을 던졌다. 

특히 포스트시즌 활약이 눈부셨다. 염경엽 LG 감독은 불펜진이 약한 팀 사정을 감안해 두산 베어스와 준플레이오프에서 손주영을 구원투수로 활용했다. 3차전에서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손주영은 5와 3분의 1이닝 동안 안타 2개만 주고 무실점해 승리투수가 됐다. 사흘 쉬고 나선 5차전에서도 2이닝 퍼펙트로 홀드를 올려 플레이오프행에 기여했다. 손주영은 "마운드를 내려오면서 찌릿찌릿했다. 50번 정도는 돌려본 것 같다"고 웃었다.

3일 열린 조아제약 프로야구대상 시상식에서도 기량발전을 인정받아 '점프업상'을 받았다. 손주영은 "올해 점수를 주자면 85점 정도인 것 같다. 더 많은 이닝을 던지지 못한 게 아쉽다. 그래도 후반기에 선발투수로서 기량이 늘어나고 있다는 걸 확신했다. 특히 두산과의 더블헤더 2차전 이후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LG 트윈스 왼손투 손주영. 뉴스1

LG 트윈스 왼손투 손주영. 뉴스1

 
당시 LG는 1차전에서 선발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1회 헤드샷 퇴장을 당하는 바람에 패했다. 그러면서 4위 두산에게 1경기 차까지 쫓겼다. 하지만 2차전 선발 손주영이 7이닝 무실점 호투로 승리를 따내 3위를 지킬 수 있었다. 개막 전 '5선발 후보'였던 그가 '믿을맨'으로 거듭난 경기였다.


손주영의 성장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큰 키(1m91㎝)에서 나오는 호쾌한 빠른 공을 던져 기대를 모았으 지난해까지 22경기에서 2승을 거두는 데 그쳤다. 현역 복무를 하면서 병역을 해결했지만, 2022년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올 시즌 마침내 잠재력을 터트렸다.

손주영은 "차명석 단장님이 2군에 있을 때 계속 전화를 걸어서 '언제 올거냐'고 하셨다.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꾸준하게 노력하고, 잠실에서 던지는 것만 생각하면서 운동했다"고 말했다.

유일하게 아쉬운 점은 태극마크는 달지 못한 거다. 포스트시즌을 마친 뒤 근육 손상이 발견돼 프리미어12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다. 손주영은 "감독님, 단장님께 전화를 걸어 대표팀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근육이 살짝 찢어지고, 출혈도 있었다. 어려운 걸 알면서도 1시간 동안 통화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다음 국제대회에는 꼭 출전하고 싶다"고 했다.

내년 목표도 일찌감치 정했다. 15승, 그리고 160이닝 투구다. 올해 다승왕에 오른 곽빈(두산 베어스)와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못잖은 국내 투수 에이스가 되겠다는 포부다. 준비도 차근차근 하고 있다. 치료가 끝난 뒤 매일 야구장에 출근해 운동중이다. 손주영은 "시즌을 마친 뒤 3주 쉬었는데, 몸이 근질근질했다. 매일 출근하고 있다"고 웃으며 시상식이 끝나자마자 잠실야구장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