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는 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우리카드와의 경기에서 3-1(23-25, 25-18, 25-16, 25-21)로 승리했다. 이란 특급 알리 파즐리가 최다 득점(32점·공격성공률 63.04%)을 기록했다.
김정호는 이날 웜업존에서 시작했다. 이시몬과 브라니미르 그로즈다노프가 선발로 나섰기 때문이다. 사실 최근 5경기 중 선발로 나선 경기는 1경기 뿐이었다. FA 영입된 이시몬이 최근 좋은 모습을 보여 기회가 줄었다.
1세트 중반 그로즈다노프를 대신해 들어간 김정호는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삼성화재는 리시브가 안정되면서 2세트부터 분위기를 가져왔고, 승점 3점을 챙기면서 3위로 뛰어올랐다. 김정호는 팀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11점을 올렸고, 팀내에서 제일 많은 28개의 리시브(효율 25.0%)를 기록했다.
특히 우리카드가 4세트 들어 강서브를 구사했지만, 김정호가 잘 올려주면서 파즐리의 오픈 공격으로 이어졌다. 김정호는 "(정확하게 받기보다는 높게)띄운 것도 많다고 생각한다"며 "1라운드 우리카드전에서 알리에게 서브득점을 많이 줬었는데 한 코스만 생각하고 있다가 당했다. 오늘은 10점 만점에 3점이다. 썩 잘 받은 것 같지 않다. 리시브가 안 좋아도 호건이 형이 잘 줘서 미들블로커들이 잘 때렸다"고 몸을 낮췄다.
지난 시즌 주전이었던 김정호는 출전 시간이 줄었음에도 상황을 묵묵히 받아들이고 있다. 팀 동료인 그로즈다노프에 대해서도 따뜻한 격려를 보냈다. 김정호는 "브랑코(그로즈다노프를 팀내에서 부르는 애칭)가 들어가면 목적타 서브가 많이 간다. 그 전에 많이 해보지 않아서 힘들텐데, 이겨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시몬이 형이 먼저 들어가고 있지만, 나보다 낫다. 수비와 리시브를 잘 해주고 있기 때문에 웜업존에서 상황을 보며 어느 자리에 들어가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김정호는 지난 5월 쌍둥이 딸을 얻었다. 시즌이 시작돼 육아에 전념할 수 없지만, 아내에게 고마워했다. 그는 "아내가 너무 잘 키워줘서 수저만 얹고 있다. 나는 하는 게 없고, 아이들을 이뻐하기만 한다. 그래도 쉬는 날엔 기저귀도 갈고 씻기면서 유대관계를 키우고 있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