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로 일부 소실된 노트르담 대성당, 2063일 만에 재개관

4일(현지시간) 노트르담 대성당 모습. AFP=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노트르담 대성당 모습. AFP=연합뉴스

 
2019년 화재로 일부 소실된 노트르담 대성당이 2063일 만에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다. 

7일(현지시간) 오후 열리는 개관식엔 교구 인사들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등 국내외 주요 인사가 대거 참석한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당선 이후 해외를 방문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대성당 화재 당시 엑스를 통해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발생한 엄청나게 큰 화재를 지켜보려니 너무도 끔찍하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낸 바 있다.

5년 전 대형화재로 불에 탔던 프랑스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이 7일(현지시간) 재개관한다. AFP=연합뉴스

5년 전 대형화재로 불에 탔던 프랑스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이 7일(현지시간) 재개관한다. AFP=연합뉴스

 
마크롱 대통령은 종교와 국가를 분리한 세속주의 원칙에 따라 대성당 내부가 아닌 대성당 앞마당에서 재개관 축하 연설을 한다. 이후엔 대성당 내에서 로랑 울리히 파리 대주교가 주재하는 기념 예식이 치러진다. 오후 9시쯤부터 대성당 앞마당에서 기념 콘서트가 열린다.

이튿날인 8일 오전엔 주 제단 봉헌식과 함께 개관 미사가 열린다. 이 자리에는 마크롱 대통령을 비롯해 전 세계 170여명의 주교와 파리 교구의 본당을 대표하는 사제, 신자 등 초청된 인원이 참석한다. 오후 6시 30분에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첫 공개 미사가 열린다. 


파리 교구는 재개관 초반 신도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온라인 사전 예약 사이트를 통해 미사 참석 인원을 1500명으로 제한했다.

2019년 4월 화재 전의 대성당 내부 모습(아래)과 복원공사를 마친 현재 내부의 모습. AFP=연합뉴스

2019년 4월 화재 전의 대성당 내부 모습(아래)과 복원공사를 마친 현재 내부의 모습. AFP=연합뉴스

 
일반인은 9일 오후부터 대성당을 방문할 수 있으나, 역시 이틀 전인 7일부터 사이트에서 예약해야 한다. 예약 없이도 방문할 수 있지만 관광객이 많을 경우 대기 시간이 길 수 있다.

대성당은 초반 방문객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14일까지는 밤 10시까지 문을 연다. 16일부터는 통상대로 주중 오전 7시 45분∼오후 7시, 주말 오전 8시 15분∼오후 7시 30분까지 일반에 공개한다.

노트르담 대성당은 파리의 구도심 시테섬 동쪽에 있는 성당으로, 1163년 착공 시점 기준 861년 역사를 지닌 프랑스 고딕 양식 건축물의 대표작이다.

복원 공사를 마친 노트르담 대성당 내부. EPA=연합뉴스

복원 공사를 마친 노트르담 대성당 내부. EPA=연합뉴스

 
대성당은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가 1831년 쓴 소설 '노트르담의 꼽추'의 무대로도 유명하다. 이 소설이 엄청난 인기를 끌면서 혁명 이후 방치돼 있던 대성당 복원 운동이 시작됐다. 결과적으로 소설이 대성당을 현대적으로 재탄생시키는 계기가 됐다.

1991년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2018년 프랑스에서 가장 많은 방문객이 찾은 기념물이기도 하다.

이후 2019년 4월 15일 보수 공사 도중 원인 미상의 불이 나 높이 96m의 첨탑이 무너지고 목조 지붕이 대부분 소실됐다. 경찰은 화재 원인에 대해 보수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실화로 보인다고 발표했으나 현재까지도 정확한 화재 원인은 밝히지 못했다.

복원 공사를 마친 대성당 내부 스테인드글라스. AP=연합뉴스

복원 공사를 마친 대성당 내부 스테인드글라스. AP=연합뉴스

 
이날 공개된 대성당 내부는 기존의 모습과 같으면서도 완전히 다른 이미지를 선사했다.

160년간 청소가 되지 않아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던 벽면은 밝은 크림색의 속살을 드러냈다. 스테인드글라스도 복구 과정에서 한층 투명해져 대성당 내부는 빛이 가득한 성소가 됐다. 

성당 복원 작업에는 프랑스 전역에서 총 2000명이 동원됐으며, 약 7억 유로(약 1조원)의 비용이 들었다. 이는 전 세계 150개국, 34만명이 보내온 8억4600만 유로(1조2000억원)의 기부금으로 충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