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과 함께 ‘공동 대통령’으로 불릴 만큼 위세를 과시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는 AI 업계에서 대표적인 ‘앙숙’이다.
그런 그가 4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의 딜북 콘퍼런스 행사에 참석해 “머스크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의 긴밀한 관계를 이용해 오픈AI에 해를 끼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나는 머스크가 옳은 일을 할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일론이 경쟁자들을 해치고 자신의 사업을 유리하게 할 정도로 정치적인 권력을 이용하는 것은 매우 미국적이지 않은(un-American) 일”이라며 견제했다.
머스크는 오픈AI를 “시장을 마비시키는 괴물”이라고 하는 등 여러 차례 적개심을 드러내 왔다. 머스크는 오픈AI의 공동 설립자였지만 오픈AI가 비영리 법인으로서 기술을 오픈소스로 공개한다는 설립 초기 약속을 어겼다며 2018년 오픈AI 이사직에서 물러나고 투자 지분도 모두 처분했다.
지난 10월 방송인 터커 칼슨과의 인터뷰에서 “오픈AI도, 샘 올트먼도 신뢰하지 않는다”며 반감을 드러냈고, 지난달 말에는 오픈AI의 영리법인 전환을 막아달라는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내기도 했다.
이날 올트먼은 이 소송을 비롯해 머스크와 갈등 관계에 놓인 것에 대해 “대단히 슬프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일론과 함께 자랐고, 그는 내게 엄청난 영웅(mega hero)과 같았다”며 머스크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머스크는 지난 9월 자신의 X에서 올트먼을 ‘리틀 핑거(Little Finger)’이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리틀 핑거는 인기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서 각종 혼란을 일으키는 교활한 캐릭터의 별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