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대란'은 피했다…서울 지하철 1노조 협상 극적 타결

서울지하철노조 총파업을 하루 앞둔 5일 서울 중구 지하철 2호선 시청역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서울지하철노조 총파업을 하루 앞둔 5일 서울 중구 지하철 2호선 시청역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의 사측과 제1노조 간 임금·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이 노조의 파업을 목전에 두고 극적으로 타결됐다.

공사와 제1노조인 민주노총 소속 서울교통공사노조는 6일 오전 2시쯤 임단협 본교섭 협상안에 최종 합의했다.

노사는 전날 오후 4시 13분쯤 서울 성동구 본사 인재개발원에서 5차 본교섭을 개시했다.

이후 네 차례 정회와 속개를 거듭하며 내부 회의를 진행한 끝에 날짜를 넘겨 오전 1시 24분쯤 최종 교섭 테이블에 마주 앉았고, 합의에 도달했다.

이로써 노조는 6일 첫차부터 돌입하겠다고 예고한 파업 계획을 철회했다.


합의문에는 630여명의 신규 채용을 조속히 실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정년퇴직 인원(올해 301명) 충원과 더불어 결원 인력에 상응하는 추가 채용을 하기로 했다.

애초 서울시의 서울교통공사 채용 승인 인력은 464명이었다.

임금 인상은 올해 공공기관 인건비 지침인 2.5%로 합의했다.

아울러 노사는 정부와 서울시 정책사업 수행 시 추가로 발생하는 인건비는 총 인건비에서 제외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에 건의하고, 기후동행카드 판매 손해금 중 공사 재정 분담금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서울시에 건의하기로 했다.

또한 영업·차량·승무·기술 각 분야별 직원 침실과 휴게실 등 근무환경 개선을 추진하며 차량·기계분야 혈액암 관련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작업환경 개선 대책을 마련한다.

직원 사기진작과 합리적 제도설계를 위한 임금·인사분야 노사 공동 TF도 내년부터 운영하기로 했다.

노조는 “이번 신규 인력 채용 합의로 2026년까지 2200여명의 인력을 감축한다는 구조조정 계획에 대해 제동을 걸었지만,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고 본다”며 “향후 행정안전부와 서울시를 상대로 무리한 인력감축 일변도의 경영혁신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임단협 타결로 파업은 철회하지만,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의 투쟁 지침에 따라 ‘민주주의 유린 윤석열 퇴진’ 투쟁에는 조합원 총회로 지속 결합해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전국철도노동조합이 총파업에 돌입한 5일 오전 서울 지하철 1호선 신도림역 승강장에서 승객들이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철도노동조합이 총파업에 돌입한 5일 오전 서울 지하철 1호선 신도림역 승강장에서 승객들이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공사는 제2노조인 한국노총 소속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 제3노조인 올바른노조와도 이날 오전 2시 50분과 오전 4시 20분께 임단협 교섭을 잇달아 타결했다.

합의안은 임금 2.5% 인상, 신규 채용 630여명 등 핵심 내용은 1노조와 큰 틀에서 같고 그 외 근무조건 관련 세부 내용만 약간 다르다.

3노조는 1노조와 마찬가지로 교섭 결렬 시 6일부터 파업을 예고했었다. 2노조는 앞선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쟁의행위 안건이 부결됐다. 

이양섭 2노조 위원장은 “안전과 관련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신규 채용에 대해 공사와 서울시가 나름의 성의를 보여 합의할 수 있었다”며 “5년간 정부 평균 인상률에 못 미치던 임금 인상도 충분한 협조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송시영 3노조 위원장은 “임금, 인력에 더해 저출산 해결을 위한 일·가정 양립제도와 관련한 많은 성과를 이뤄냈다”며 “임산부 직원의 주 4일제 휴가 도입, 육아돌봄을 위한 반반차 휴가 도입, 난임시술비 지원 등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올해 7월 기준 노조별 조합원 비중은 1노조가 60.0%로 가장 많고 2노조 16.7%, 3노조 12.9%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