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칭더, 첫 순방서 "美의 초당적 지지…트럼프와 협력 심화"

5일(현지시간) 남태평양의 팔라우 의회를 방문해 연설하는 라이칭더 대만 총통. AFP=연합

5일(현지시간) 남태평양의 팔라우 의회를 방문해 연설하는 라이칭더 대만 총통. AFP=연합

미국 영토를 경유해 취임 이후 첫 해외 순방에 나선 라이칭더(賴清德) 대만 총통이 5일(현지시간) 마지막 순방국 팔라우를 찾아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차기 행정부와 협력을 심화하겠다"고 말했다. 또 라이 총통은 순방 기간 하와이와 미국령 괌에서 연설한 데 이어 미 여야 지도부와 잇따라 통화하는 등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대미 밀착행보를 보였다.

6일 중앙통신 등 대만 매체에 따르면 라이 총통이 전날 오후 팔라우에서 수랭걸 휩스 대통령을 만나고 의회에서 연설했다. 라이 총통은 연설에서 "대만과 팔라우는 전체주의 확산에 맞선 민주주의의 보루"라며 "팔라우는 민주주의와 자유, 인권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지닌 용감한 국가"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의 초당적 지지를 바탕으로 새로 들어설 트럼프 정부와의 협력을 심화할 것"이라며 "미국과 대만의 번영과 발전을 촉진하고 지역 평화와 안정에 더 많은 기여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라이 총통은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상원 군사위원회의 공화당 간사인 로저 위커 의원 등 미 여야 지도부 인사들과 통화하며 안보 및 경제협력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린젠(林劍)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6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은 대만 지도자인 라이칭더가 하와이와 괌을 경유하는 공식 왕래를 수행할 수 있도록 일정을 안배했고 대만이 국제 공간을 확장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이는) 대만 독립 분열 활동을 돕는 플랫폼을 제공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심각하게 위반하며, 중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손상하고 대만 분리 독립 세력에 심각하게 잘못된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했다. 


린 대변인은 또 "중국은 이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하고, 미국 측에 이미 엄정한 교섭을 제기(외교 경로를 통한 항의)했다"고 밝혔다. 

파라과이에 대만과의 단교를 요구한 중국 외교관의 발언에 대한 주파라과이 대만대사관의 성명서. 사진 주파라과이 대만대사관 홈페이지 캡처

파라과이에 대만과의 단교를 요구한 중국 외교관의 발언에 대한 주파라과이 대만대사관의 성명서. 사진 주파라과이 대만대사관 홈페이지 캡처

한편, 남미에서 유일하게 대만과 수교 중인 파라과이는 6일 대만과의 단교를 요구한 중국 외교관에게 추방 명령을 내렸다.

파라과이 외교부는 "국내 정치에 부당하게 간섭한 중국 외교관 쉬웨이(徐偉)의 비자를 취소한다"며 "4시간 안에 출국할 것을 통보했다"고 소셜미디어(SNS) 공식 계정을 통해 밝혔다.

대만 매체들에 따르면 쉬웨이는 중국 외교부 라틴아메리카사(司·한국 중앙부처의 ‘국’에 해당) 소속 참사관으로 유네스코 회의 참석차 중국 대표단 자격으로 파라과이에 방문했다.

쉬웨이는 전날 의회를 찾아 일부 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내가 이곳에 온 목적은 '지도상 공백'을 메우기 위한 것"이라며 "파라과이의 선택지엔 '중국과 대만'은 없고 '중국 혹은 대만'만 있을 뿐이다"고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주파라과이 대만대사관은 "대만과 파라과이의 굳건한 우정을 훼손하기 위한 시도에 규탄한다"며 "대만은 독립적이고 주권적인 국가라는 사실은 바뀔 수 없다"고 반발했다.

중국은 그동안 경제적 지원을 약속하며 대만과 수교하는 국가들에 단교를 요구하고 있다. 2009년 솔로몬 제도와 키리바시에 이어 지난 1월 나우루가 대만에 등을 돌리면서 대만의 수교국은 12개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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