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군 지휘관들, 엇갈리는 증언… "의원들 끌어내라고" vs "지시 안 해"

곽종근 특전사령관이 6일 김병주(왼쪽)·박선원(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게 계엄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이날 직무에서 배제된 곽 사령관이 군복을 입고 정치인을 만난 것을 두고 군 내부에선 문제 제기가 일기도 했다. 사진 김병주 의원 유튜브

곽종근 특전사령관이 6일 김병주(왼쪽)·박선원(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게 계엄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이날 직무에서 배제된 곽 사령관이 군복을 입고 정치인을 만난 것을 두고 군 내부에선 문제 제기가 일기도 했다. 사진 김병주 의원 유튜브

지난 3일 밤 국회에 투입된 계엄군을 지휘했던 육군 특수전사령부 제1공수여단장이 "(계엄 해제안 통과시키기 전에) 국회의원을 끄집어내고 안 되면 전기라도 끊어라"는 상부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상현 1공수특전여단장은 6일 KBS와 인터뷰에서 병력이 국회 진입을 시도하던 도중 곽종근 특전사령관이 보안전화를 걸어와 이 같은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이 여단장은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기 때문에 이건 안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부하) 대대장한테 일단 뒤로 물러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계엄군은 헬기를 타고 국회에 들어와 계엄 해제를 위한 본회의가 열리고 있는 본청 건물까지 진입했었다. 

반면 곽 사령관은 전혀 다른 증언을 하고 있다. 곽 사령관은 이날 특전사령부를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게 "국회의사당 인원들을 밖으로 빼라는 지시를 받았지만 국회의원을 끌어내는 것은 명백히 위법이기 때문에 항명이 될 줄 알면서도 임무를 지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곽 사령관 자신도 윗선의 지시를 받았지만 문제가 될 것이라 생각해 일선 부대에 하달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곽 사령관은 해당 지시를 내린 윗선이 김용현 전 국방장관이라고 지목했다.


이상현 특수전사령부 1공수여단장. JTBC 뉴스룸 캡처

이상현 특수전사령부 1공수여단장. JTBC 뉴스룸 캡처

종합해보면, 김 전 장관으로 추정되는 군 상부에서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가 있었던 것은 진술이 일치한다. 현재 계엄군 지휘라인에 들어있던 군 간부들은 저마다 언론사와 접촉해 자기 주장을 펼치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계엄 사태 관련 수사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