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보이콧에 탄핵 유예"…'尹탄핵안 표결' 외신도 실시간 보도

7일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퇴장하자 주요 외신들은 “투표를 보이콧하면서 탄핵이 유예됐다"고 전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통신 등은 홈페이지 메인에 탄핵안 관련 표결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도했다. NYT는 "한국 대통령 탄핵 투표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야당이 여당 의원들을 회의에 복귀시켜 대통령을 축출하는 법안을 지지하도록 설득하려고 하면서 회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고 전했다. 

야당 국회의원들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국민의힘 의원들을 비판하는 푯말을 들고 항의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야당 국회의원들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국민의힘 의원들을 비판하는 푯말을 들고 항의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영국 BBC는 "여당 의원들이 윤 대통령 탄핵안을 보이콧했다"면서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영부인 김건희 여사 사건에 대한 특별검사 임명 관련 투표만 한 뒤에 밖으로 나갔다"고 전했다. 매체는 국민의힘 의원 108명 가운데 안철수 의원, 김예지 의원, 김상욱 의원 등 3명이 탄핵안 표결에 동참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여당 의원들이 퇴장한 뒤 "국회 회의장에 남은 야당 의원들이 퇴장한 여당 의원 이름을 하나씩 불렀다"면서 "의원 중 일부는 눈물을 흘리며 감정에 북받친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가 (사전에) 탄핵을 막기 위한 협상에 합의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준한 인천대 교수의 관측을 전했다. 이 교수는 SCMP에 "윤 대통령이 이날 오전에 했던 대국민 연설도 여당 의원들이 이탈해 야당의 편을 들어 탄핵안을 통과시키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면서 "윤 대통령은 권력 유지를 위한 다음 움직임을 위해 전략을 세울 시간을 벌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오른쪽 끝)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통령(윤석열) 탄핵소추안 투표를 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오른쪽 끝)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통령(윤석열) 탄핵소추안 투표를 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일부 외신은 계엄 사태 이후 이어지는 불안한 정국이 주식 시장 등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 보였다. 블룸버그통신은 "오늘 탄핵이 이뤄지지 않으면 정치적 불확실성이 더 커질 수 있고 야당은 국회 안팎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반대 운동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오후 7시 현재 195명이 윤 대통령 탄핵안 투표를 마쳤다. 참석 의원 수가 200석에 미치지 못하면 정족수 미달로 투표는 성립되지 못한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오는 11일 탄핵 재투표 논의가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이 7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면 11일 임시 국회를 열고 탄핵을 재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