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계엄 사태로 韓민주주의 불확실성 빠졌다" 빅터 차의 경고

한반도 전문가인 빅터 차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로 인해 한국 민주주의가 불확실성에 빠졌다고 경고했다. 차 석좌는 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에서 "윤 대통령의 행동은 중국·북한·러시아의 위협이 고조되는 가장 부적절한 시점에 한국에 정치적 불안정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한반도 전문가인 빅터 차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로 인해 한국 민주주의가 불확실성에 빠졌다고 경고했다.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범국민촛불대행진에서 시민들이 촛불 대신 다양한 '굿즈'를 활용해 집회에 참석해 있다. 김종호 기자

한반도 전문가인 빅터 차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로 인해 한국 민주주의가 불확실성에 빠졌다고 경고했다.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범국민촛불대행진에서 시민들이 촛불 대신 다양한 '굿즈'를 활용해 집회에 참석해 있다. 김종호 기자

 
그는 한국 국회에서 탄핵소추안 표결이 무산되기 전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이 기고문에서 "현 대통령이 물러나는 시점과 과정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한국과 미국, 세계가 큰 경제·정치적 비용을 치르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악몽 같은 시나리오는 군이 다시 거리로 나오는 것"이라며 "윤 대통령의 분노와 좌절이 정치적 혼란 속에 2차 계엄 선언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한국-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협력: 실질적 협력을 향해'를 주제로 한 외교·안보 포럼에서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한국 석좌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한국-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협력: 실질적 협력을 향해'를 주제로 한 외교·안보 포럼에서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한국 석좌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한국 국민의 70% 이상이 윤 대통령을 내쫓길 원하지만, 여당은 야당의 탄핵 요구에 서명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위기는 이미 서울 중심부에서 시위를 촉발했고 빠른 해결책이 없다면 시위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 석좌는 시위가 확산하는 등 문제가 커지면 한국 민주주의에 '지독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군은 최고통수권자의 지시에 불복종하라는 압박을 받게 되고 한국 증시는 폭락할 것이며, 기업의 대외적인 신뢰는 하락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북한은 한국의 정치적 혼란을 틈타 서해 상에 새 해양 경계를 주장하는 등 군사적으로 도발에 나설 수 있고, 미국과의 외교관계에서도 후폭풍이 예상된다고 짚었다. 그는 "한국의 정치적 혼란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반도체 공급망,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에 맞서는 데 있어 핵심적인 미국의 파트너가 민주주의 퇴보의 희생자(victim of democratic backsliding)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고 평했다. 


차 석좌는 "윤 대통령이 재임하는 동안 민주적 가치와 자유를 한국의 역할로 삼아왔다는 건 아이러니"라며 "그는 국내적으로 가장 비민주적 행동을 한 것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윤 대통령의 퇴진은 거의 확실시되지만 (이 과정에서) 민주주의와 안보, 국가의 번영을 위해 일해온 모든 이들을 희생하는 일이 없길 바랄 뿐이다"고 덧붙였다. 차 석좌는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차석대표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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