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의 타도를 목표로 하는 반군이 8일(현지시간) 수도 다마스쿠스에 진입했다.
AP·CNN 등에 따르면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이 주도하는 시리아 이슬람 반군 세력은 이날 수도를 함락했다.
시리아 반군은 이날 성명을 통해 "폭군 알아사드 대통령이 도망쳤다"며 "다마스쿠스가 폭군 알아사드 대통령으로부터 해방됐음을 선언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시리아 정부의 몰락은 수십 년 동안의 고통과 그 끝에 찾아온 자유의 순간"이라며 "세계 곳곳에 있는 시리아인을 시리아가 기다린다"고 했다. 또 "50년 동안 (알아사드 대통령이 속한) 바트당(아랍사회주의부흥당) 통치와 13년 동안의 범죄, 폭정, 추방, 그리고 온갖 점령군에 맞선 오랜 투쟁 끝에 오늘 우리는 그 암흑기를 끝내고 시리아의 새로운 시대를 선언한다"고 천명했다.
시리아 내전은 지난 2011년 3월 중동 민주화운동인 '아랍의 봄' 여파로 발발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내전 발발 이래 지금까지 62만 명이 숨졌다. 알아사드 정권은 자국민에게 화학 무기를 사용해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기도 했다.
이날 13년 만의 내전 승리를 선언한 반군은 반대파에 대한 숙청은 없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들은 "새로운 시리아는 정의가 승리하고 모든 시리아인의 존엄성이 보장되는 평화적 공존의 장소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어두운 과거의 장을 넘기고 미래를 위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덧붙였다.
HTS 수장인 아부 무하마드 알 줄라니는 "공공기관을 점령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 공식적으로 인계될 때까지 '전' 총리 감독 아래 남아있을 것"이라며 "축포를 쏘는 것도 안 된다"고 밝혔다.
무하마드 가지 알잘랄리 시리아 총리는 이날 다마스쿠스를 떠나지 않았다. 그는 "이곳을 떠날 계획이 없다. 공공기관이 계속 작동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며 "우리는 손을 내밀고 이 나라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겠다고 주장한 반대파에 손을 내민다"고 발언했다. 그러면서 "모두가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국가를 생각하기를 촉구한다"며 "시민의 공공 재산을 보호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반군이 점령한 이날 다마스쿠스에는 인파 수천 명이 몰려 버려진 탱크 위에 올라 '자유'를 연호했다. 다른 한편 다마스쿠스 공항은 시리아를 떠나려는 인파가 몰려 극심한 혼잡한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공항에는 보안검사 등을 실시할 정부 인력이 거의 없다는 증언도 나왔다.
앞서 반군은 지난달 30일 8년 만에 제2의 도시 알레포를 다시 점령하기도 했다.
바이든, 시리아 반군 승리 선언에 "놀라운 일"
미국은 그간 알아사드 독재 정권에 맞서는 반군을 지원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