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은 첼로 작품을 많이 남기지 않았지만, 초기부터 후기까지 여러 시대에 걸쳐 소나타를 썼다. 1ㆍ2번은 26세, 3번은 38세, 4ㆍ5번은 45세에 완성했다. 김민지는 “베토벤은 초기, 중기, 후기에서 변화가 많은 작곡가”라며 “전곡 연주에서 이 변화를 잘 보여줄 수 있으리라 봤다”고 했다. 또 “순수한 젊은 시절부터 복잡해지는 말년까지 탐구할 기회”라고 덧붙였다.
소나타 5곡을 한 자리에서 연주하는 것도 거대한 작업인데, 여기에 변주곡 3곡도 더했다.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 피리’ 중에서 ‘사랑을 느끼는 남자들은’ 주제, 같은 오페라의 ‘소녀 혹은 귀여운 아내를’ 주제, 헨델 오라토리오 ‘유다스 마카베우스’ 중 ‘보아라 용사 돌아온다’ 주제로 쓴 변주곡을 들려준다. 김민지는 “도전적인 프로그램으로 늘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도전 한 작곡가의 모든 작품을 연주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대 음악대학의 교수인 김민지는 매년 독주회마다 지구력이 필요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2021년에 J.S.바흐의 셋째 아들인 C.P.E.바흐의 협주곡 전곡을 연주했고 22년에는 J.S.바흐의 무반주 조곡 전곡을 들려줬다. 2021년에는 20세기의 첼로 작품(굴다ㆍ카잘스ㆍ카사도ㆍ힌데미트)를 모아 음반으로 내기도 했다. 김민지는 “전곡 연주로 연구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통해 학생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민지는 한국예술종합학교, 보스턴 뉴잉글랜드 음악원, 프랑스 툴루즈 음악원에서 공부했으며 로린 마젤이 이끄는 스페인 레이나 소피아 오케스트라에서 동양인 최초로 첼로 부수석을 역임했다. 현재 문화재청 덕수궁 석조전 음악회의 음악감독, 여수 에코 국제 음악제의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
이번 공연에는 부조니 국제 콩쿠르에서 2017년 준우승한 피아니스트 원재연이 함께 한다. 12일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IBK챔버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