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사태로 7000억 추가 삭감" 민주, 4.8조 감액 예산안 10일 처리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13차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정부 감액 예산안에 반발하며 퇴장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13차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정부 감액 예산안에 반발하며 퇴장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은 8일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없이 예산안 협의는 없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감액 예산으로 국민을 상대로 협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정 예결특위 위원장과 민주당 소속 예결위원들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정부와 국민의힘이 이에 동조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우원식 국회의장이 정한 10일에 반드시 (감액) 예산안을 통과시키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민주당도 조속한 예산안 합의를 원하는데 내란을 공모한 반헌법적 정부와 합의를 하자는 말인가"라며 "윤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나든 탄핵하든 반헌법적 요소가 해결된 후 예산을 합의하는 것이 순서"라고 주장했다.

앞서 민주당은 국회 감액만을 반영한 내년도 예산안을 지난달 29일 예결특위에서 강행 처리한 뒤 예산안 처리 법정 기한인 지난 2일 국회 본회의 상정을 요구했다.

우 의장은 오는 10일까지 여야 합의안을 마련해오라며 감액 예산안 상정을 보류했는데, 바로 이튿날인 3일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여야 협상은 완전히 멈췄다.


이런 상황에서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와 최상목 부총리는 국회에 내년도 예산안을 신속히 확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민주당 예결위원들은 "최 부총리는 '대외 신인도를 지키기 위해 예산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하는데, 신인도를 떨어뜨린 것은 예산안이 아니라 비상계엄 선포"라며 "그런 의미에서도 윤 대통령 탄핵은 필수"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민주당 감액안은 깜깜이로 집행되는 검찰과 대통령실의 특수활동비, 특정업무경비를 삭감했을 뿐"이라며 "어느 부분이 국정을 마비시키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여당과 합의가 없다면 총 4조1000억원을 감액한 기존 안에서 7000억원을 더 감액한 예산안을 수정안으로 상정해 처리하겠다는 방침도 정했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최근의 내란 사태까지 반영해 정책위 중심으로 추가 감액 요소를 발굴했다"고 전했다.

진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이 아무 일을 하지 않는 상황이므로 비서관급 이상 정무직 공무원 급여를 삭감하고, 여론조사 등 대통령실이 수행하는 사업비, 통일부의 글로벌 통일체험 활동비 등도 삭감했다"고 설명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감액예산안을 그대로 확정하는 것을 '협박 수단'으로 쓴다는 건 민주당이 감액한 예산안이 잘못이라고 자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은 감액 예산으로 국민들 상대로 협박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