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의 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10시 31분께 선관위 폐쇄(CC)회로TV에 군 관계자들이 진입하는 장면이 찍혔다. CCTV상 육군 대령으로 식별된 인물이 선관위 서버실에 진입해 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군 관계자들은 “수사를 통해 정확히 밝혀지겠지만, 현재까지는 정보사 소속 인원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 관계자도 “이 건과 관련해 문상호 정보사령관(육사 50기)의 직무 정지 등은 확정된 바 없다”며 정보사 투입은 사실상 시인했다. 정보사 예하의 사이버 정보를 수집하는 인원들이 동원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를 두고 정보사는 국방부 직할부대인 만큼 김용현 전 장관이 직접 움직이는 게 용이했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특히 정보사 소속 군이 선관위에 진입한 시간은 윤 대통령이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오후 10시 29분)한지 2분여 만이다. 사전에 계엄 선포를 인지해야 가능한 대목이다. 김 전 장관이 계엄사령부가 꾸려지기도 전에 직할 부대를 동원해 병력 투입을 준비했다는 의미도 된다.
결과적으론 무위로 돌아갔지만, 김 전 장관은 정보사·방첩사를 동시 투입해 선관위를 장악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장관은 선관위에 군을 투입한 목적이 부정선거 의혹 규명을 위해서라고 밝혔는데, 윤 대통령이 계엄 국면에서 해당 사안을 매우 중시했다는 방증이 될 수 있다.
앞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국회·선관위에 약 170명의 방첩사 인원을 파견했다고 밝혔다. 여 전 사령관은 8일 중앙일보에 “선관위에 진입한 것은 방첩사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전 언론 인터뷰에서도 “(새벽 1시쯤 출동했는데)이때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안이 가결돼 특별한 일 없이 복귀했다”고 말했다. 계엄 사실도 TV를 보고 알았다고 여 사령관은 주장했다.